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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이 '투명인간'에서 죽지 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KBS2 방송 캡처 |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강호동이 작정했다. 미치도록 웃겼다.
7일 강호동이 진행을 맡은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투명인간'이 베일을 벗었다. 웃음을 잃은 직장인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독특한 콘셉트에 고개를 갸웃했던 이들도 웃기기 위해 작정한 강호동 앞에서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을 비롯한 강남 김범수 박성진 정태호 하하 등 5인의 '투명인간'들은 강남의 한 회사를 찾았다. 각기 다른 색의 양복을 착용하고 등장한 이들은 이 회사 옥상에서 오프닝을 가졌다.
마치 전대물 속 주인공처럼 형형색색의 멋진 슈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은 당당한 등장과 달리 오프닝에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5일 휴가를 받으려 웃지 않기 위해 버티는 직장인들과 어떻게 해서든 이들을 웃기려는 연예인들의 대결은 어떻게 보면 예능인들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특히 강호동에겐 더 그랬다. 그는 지난 2012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으로 방송에 복귀한 뒤 예전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과 MBC '황금어장-무릎 팍 도사'를 이끌며 유재석과 2강 체제를 형성했던 과거와 달리 복귀 후 맡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측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투명인간'은 직장인들을 웃기려는 예능인들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면서 동시에 예능인 강호동의 생사를 건 전투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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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명인간' 오프닝에서 MC들은 부담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KBS2 방송 화면 캡처 |
이런 부담을 알기에 오프닝에서 하하는 강호동에게 "오프닝이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가 뭔 줄 아냐. 불안해서 그렇다"며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건넸다. 강호동 역시 "오프닝에서라도 분량을 뽑아야 된다는 생각이 드네"라며 순순히 이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투명인간'은 강호동의 우려와 달리, 또 그를 지켜보는 일부 시청자들의 걱정과 달리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자기들끼리 대화를 이어나가거나 미션에 도전하는 포맷이 아닌 시청자를 웃기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는 포맷이다 보니 웃음을 위한 치열한 노력들이 이어졌고, 이 와중에 폭소를 유발하는 장면들도 여럿 등장했다.
오랜만에 시청자들 앞에서 MC가 아닌 개그맨이 된 강호동의 활약은 신선했다. 그는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직장인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NG가 난 상황인 척 연기를 했다. 비록 다른 출연진으로부터 '발 연기'라는 평가는 받았지만 강호동이 콩트에 도전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프로그램의 재미는 상승했다.
그는 콩트까지 했는데도 상대가 무반응이자 "집에 가자. 네가 나 없이 살 수 있어? 응? 살 수 있냐고"라며 소리쳤다. 악을 쓰는 강호동에 결국 직장인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웃음은 이날 방송에서 직장인들이 보인 반응 가운데 가장 뜨거운 것이어서 다른 출연진들도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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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은 콩트부터 몸개그까지 여러 활약을 하며 '투명인간'을 이끌었다. /KBS2 방송 화면 캡처 |
"나 없이 살 수 있어?" 강호동의 외침은 안방극장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말처럼 그가 '투명인간'을 시작으로 한국 예능계에 없어서는 안 될 MC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투명인간'은 출연진이 직접 회사를 찾아가 직장인들과 함께 벌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afreeca@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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