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UT! 이젠 잊어야 할 패션 규칙 |
| 지난 1년 여자들의 옷장을 강타했으나 이젠 잊고 싶고, 잊어야 할, 내년에 보면 헛웃음이 날 만큼 우스워질 올해의 트렌드 되짚기. |
| OUT 1. 60~70년대 패션 → 90년대 패션 |
 2011년은 복고였다. 40년대의 레이디 라이크 룩, 60년대의 트위기 모즈 룩, 70~80년대의 히피 룩. 뭔 소리냐고? 그럼 연예인들 패션을 생각해보자. 시크릿은 허리는 잘록하고 아래로 갈수록 풍성하게 퍼지는 레이디 라이크 룩을 시도했고, 아이유는 일자로 떨어지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트위기처럼 눈 화장을 한 채 3단 고음으로 오빠가 좋다고 매일매일 노래를 불렀다. 복고 패션의 정점은 티아라가 찍었다. 이건 정점이라기보다는 나쁜 예다. 청청 패션을 입고 ‘추리닝’을 접어 입은 채 목에 손수건까지 둘렀다. 다행히 분별력 있는 우리는 보고 즐길 뿐. 청남방과 하의 실종을 결합하거나, 운동화에 컬러와 패턴 양말을 맞추어 신는 것으로 절제의 노선을 택했다. 내년에는 프레피 스타일에 캐주얼하고 활동적인 스포티즘을 더한 경쾌하고 산뜻한 룩(미드 <베벌리힐스 90210>이나 <프렌즈>의 패션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 올해가 가는 것이 아쉽다. 패션의 암흑기 90년대보다는 70~80년대 패션이 훨씬 다채롭고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이니까 말이다. 연예인들 내년에 자료사진 보면서 후회 좀 할 거다. |
| OUT 2. 도트 → 플로럴 패턴 |
| 올여름에 땡땡이 무늬 한번 안 입어본 사람 없을 듯. <최고의 사랑> 속 공효진이 도트무늬 점프 슈트를 입고 나와 도트무늬 패션에 불을 질렀다. 다행히 도트 패턴은 매치하기 어려운 옷도 아니고, 스타일에 리듬감을 주어 발랄하고 어려 보이는 인상도 준다.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은 스트라이프와 도트, 도트와 도트를 매치하며 팝아트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도트의 양면성이었다. 스웨터나 면에 프린트된 도트는 크루즈 룩처럼 스타일리시한데 블라우스나 시스루, 실크와 만나면 어쩜 그리 후덕한 느낌을 주는지.<최고의 사랑> 속 공효진을 ‘공블리‘라고 불리게도 했다가, 시사회장에서 긴 재킷에 매치한 브라운 컬러 도트 팬츠를 입은 공효진에겐 ‘한 시즌만 앞서가자, 두 시즌 앞서가면 패션 테러리스트다, 파자마(몸빼) 입은 거?’라며 패션 왕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하게 만들었다. 도트에 배신당한 패셔니스타는 공효진만이 아니다. 윤은혜도 시크녀에서 그냥 사무실 언니가 되었으며, <만추> 시사회에서 김사랑은 핑크색 도트 원피스 하나로 모든 아이템이 각기 노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이민정은 <마이더스> 시사회에서 어정쩡한 몸매를 강조한 시스루 도트 원피스로 워스트 드레서에 2차례 이상 오르기도 했다. 유쾌하지만 잔인했던 도트 패션도 이제는 끝. 대신 플라워 패턴이 나선다! 지난 시즌에도 지지난 시즌에도 유행이었고, 언제 플라워 패턴이 없던 봄여름이 있었냐고 하겠지만 이번 시즌은 좀 더 아티스틱해졌다고 할까. |
| OUT 3. 비비드 컬러 → 퓨어 화이트 |
| 2011년은 레드, 블루, 옐로의 삼색 컬러와 블랙 컬러가 대비를 이루며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컬러 블로킹을 실현하고, 네온 비비드 컬러로 스트리트 스타일에 에지를 더했다. 샤이니가 네온 파스텔컬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쪽이었다면, 2NE1은 비비드와 네온 컬러로 전력투구한 쪽이었다. 10대와 20대 아이들이 신고 다닌 운동화만 봐도 컬러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형광 컬러, 특히 주황과 그린이 유행이었고 핑크는 기본적으로 한 가지 아이템씩 갖고 있었다. 여름 내내 풀 컬러 착장으로 입고 다녀도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없었다. 혹시 지난여름의 사진이 있다면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그 당시엔 핫했던 YG그룹의 롤리팝 패션도 지금은 어수선해 보일 뿐이고, 지난여름 우리의 패션은 마치 뉴키즈 온 더 블록의 열성 팬 같은 모습이다. 2012년의 베이스 컬러는 퓨어 화이트다. 표백이라도 한 듯 형광빛이 도는 화이트 컬러. 아이돌 사생 팬 같은 분위기는 벗어나겠지만 다음 시즌에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들이 길을 휘적거리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 |
| OUT 4. 맥시스커트 → 미디스커트 |
| 신발 앞코가 안 보일 정도로 길고 너풀거렸던 맥시스커트는 당분간 안녕이다. <위험한 상견례> 시사회에 왔던 최강희를 본 사람들이라면 ‘천만다행이야’라고 할 일이다. 맥시스커트는 웬만한 비율과 몸매가 아니면 시도하지 않는 게 나았다. 허벅지로 골반 옆에 날개를 만들었거나 배가 나왔거나 키가 작거나. 그래도 유행이 뭔지 모두가 맥시스커트를 입었다. 보디 실루엣이 드러나는 저지 스커트에 플랫폼 힐이나 워커 부츠를 신고 길고 루스한 라인의 파스텔컬러 재킷을 입었다. 재킷이 바닥에 닿을 듯 다리는 짧아 보이고 모델이 아닌 이상 실루엣은 둔해 보였다. 최강희는 그날 이후 드라마에서도 행사장에서도 미니스커트만 고집했다. 2012년에는 40년대와 70년대의 우아한 빈티지 미디스커트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할머니 옷장 패션으로 불릴 만큼 빈티지한 느낌을 참고하자. 이런 스타일의 룩은 영국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가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데, 워커 부츠나 굵게 짠 긴 카디건, 미니멀한 실루엣의 테일러드 재킷 등과 매치하며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하곤 한다. |
| OUT 5. 코쿤 코트 → 미니멀 코트 |
| 가장 큰 변화는 아우터에서 이루어졌다. 컬러나 소재보다 실루엣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몸을 둥글게 O자형으로 만들어주었던 코쿤 스타일 대신 몸에 꼭 맞춘 듯한 타이트 핏과 박시한 실루엣이 동시에 런웨이에 등장했다. 여전히 유행 중인 코쿤 스타일은 부피감도 있고 몸을 콕 감싸주는 것 같아 따뜻해 보이기는 한다. 어깨선이 없어 몸을 동그랗고 귀여워 보이게 해주며, 일반적으로 엉덩이나 허벅지에서 길이가 끝나기 때문에 몸매를 보완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이게 또 단점이다. 여자라면 응당 있어야 할 라인, 이것이 부족한 거다. 코쿤 코트를 입은 여자들은 힐과 레깅스로 실루엣 밸런스를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케이프 열풍으로 케이프와 코쿤 코트를 결합한 스타일도 많이 선보였다. 그래서 여자들은 점점 더 <토이 스토리>의 ‘mr. potatp head’ 같아졌다.(불량감자 인형 옷을 입고 팔다리를 쭉 뻗고 일어난 격이랄까.) 내년에는 코쿤 실루엣 아우터 대신 박시한 실루엣의 캐주얼 재킷과 몸에 피트되는 세련된 스타일의 라이더 재킷이 눈에 많이 띌 것이다. 길이 역시 허벅지를 넘지 않는 길이로 활동성은 높인 스타일이 대세. |
| 자료제공ㅣ리빙센스 진행: 이지영 기자 | 사진: 김지훈 | 스타일리스트: 김묘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