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하지만 트렌디한 트렌치코트 |
| 트렌치코트는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고, 옷장 속에 지니고 있어야 할 10가지 머스트 해브 아이템에도 속할 만큼 베이식한 아이템이지만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옷은 아니다. 게다가 항상 똑같은 디자인인 것 같아도 디테일과 소재가 항상 변하고 있다. |
| 트렌치코트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
| 트렌치(trench, 참호)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트렌치코트는 패션하우스 버버리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장교들을 위해 디자인한 방수 코트에서 유래한 것으로, 참호 안 생활을 위해 비와 땀에 강한 개버딘 소재를 사용했다. 어른들이 트렌치코트를 ‘바바리’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트렌치코트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군인들을 위한 넉넉하고 박시한 사이즈에 어깨 견장과 등 뒤에 달린 케이프 백, 더블 브래스티드와 D-ring 벨트를 갖춘 디자인이다. 트렌치하면 떠오르는 <카사블랑카>, <암흑가의 두 사람>, <애수> 등의 클래식 영화에서처럼 잉그리드 버그만이나 비비안 리가 입은 여자용 트렌치코트조차 초기의 딱 떨어지는 군복으로서의 트렌치코트의 느낌이 강했다. 전쟁 종식 후 60년대에 들어 트렌치코트를 비롯한 군복이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의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초기의 위압적이고 투박한 모습은 사라지고 우리가 알고 있는 밀리터리 룩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트렌치코트가 본격적으로 스타일리시한 패션아이템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쉘부르의 우산>의 까뜨린느 드뇌브는 원피스코트처럼 풍성하고 컬러풀한 트렌치를 선택해 한없이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을 강조한 트렌치 스타일링이었다면, 오드리 햅번은 종아리의 반을 가리던 길이에서 무릎으로 껑충 올라온 짧은 사이즈에 딱딱해 보이는 단추 없이 벨트만으로 허리를 단단히 조인 모습으로 지적이지만 보수적인 이미지의 트레치코트에서 연약하고 매혹적이며 사랑스럽기까지 한 이미지로 재탄생시켜 자신과 트렌치코트를 패션계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후 트렌치코트는 패션계의 끊임없는 변화와 함께 짧아졌다가 다시 길어지기도 하고, 묵직한 개번딘 소재에서 코튼으로, 실크로 소재를 변형해 가며 스타일에 변주를 주었다. 실루엣 또한 여성미를 더한 원피스 형태의 풍성한 볼륨을 가지기도 하고, 벨트조차 없이 미니멀한 모습이었다가, 다시 초기 트렌치코트보다 더 묵직해지기도 하는 등 아우터를 얘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되었다. |
| 올봄, 트렌치코트 스포티즘과 미니멀리즘을 만나다 |
 올 초까지만 해도 밀리터리 무드라고 하여 맥시한 크기와 두꺼운 캔버스 소재, 금장 단추와 견장, 스트랩 등으로 터프하고 파워풀한 무드를 선보이더니 올봄에는 유난히 여리여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실크나 새틴처럼 가볍고 유연한 소재, 어느 정도 형태가 잡히는 고시감 있는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한 간결한 실루엣에 광택 있는 신세틱 태피터와 레더 등 매끈한 표면의 소재들이 더해져 경쾌하고 실용적이다. 또한 기본 컬러인 베이지와 스킨 톤 컬러부터 그레이, 화이트의 모던한 스타일에 짧은 기장과 그래픽, 에스닉 프린트를 비롯해 견장과 벨트, 아웃포켓, 메탈 디테일 등을 더해 스포츠웨어처럼 활동성을 강조한 다양한 스타일의 트렌치코트를 만나볼 수 있다. 본래 트렌치코트는 무릎을 한참 지날 만큼 길고 폭이 넓은 것이 클래식한 스타일이지만, 무릎 위로 올라올 만큼 약간 짧은 스타일의 슬림한 실루엣을 골라야 스타일링에서 실패할 확률이 낮다. 트렌치코트에는 역시 데님이 베스트 매칭. 스키니에도 바지 아랫단을 둘둘 접어 올린 보이프랜드 데님에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번시즌에는 프린트 원피스나 비비드한 컬러의 액세서리를 매치하고 버튼 대신 코트 앞을 살짝 오픈해 벨트로 허리를 느슨하게 묶으면 여성스럽고 좀 더 트렌디한 룩으로 연출할 수 있다. |
| 트렌치코트 고르기 트렌치 코트는 입었을 때 어깨의 견장이 몸을 더 커 보이게 만들지는 않는지, 라펠의 모양은 내 얼굴형과 잘 어울리는지, 트렌치코트의 길이가 너무 길지는 않은지, 벨트를 묶었을 때 D링의 형태는 어떤지 등 꽤 많은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트렌치코트는 무릎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와 슬림한 실루엣이 세련되어 보이지만 최근에는 보이프랜드 재킷을 입은 듯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고 박시한 스타일에 벨트로 헐렁하게 묶는 스타일도 함께 유행 하고 있다. |
| 자료제공ㅣ리빙센스 진행: 이지영 기자 | 사진: 조영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