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눈 뜨는 아침은... 일상과 좀 떨어져 있어선지 자꾸 이불 속을 파고 들게 되더라구요.
일찌감치 일어나 애들 밥 챙기려 부산을 떨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아요^^
먼저 간 곳은 롯데호텔 풍자정원에서 쉬리벤치까지의 산책로였답니다.
참 아기자기하게 꾸며 놨더라구요. 물레방아도 있어 마치 잘 차려진 정원을 둘러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을 뒤로 하고 무작정 앞선 이들을 쫓아갔는데.... 이런이런... 길을 잘못 접었어요.
그래서 되돌아와 오솔길로 올라가야만 했답니다. 제대로 보고 걸을껄? 후회 막심했죠.
왼쪽발뒤꿈치 수술자욱이 좀 힘들기만 하면 부풀어 오르면서 마치 물집 잡힌냥 아프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덜 걷는게 오늘부터의 숙제가 돼버렸습니당^^
한참을 길 따라 걸어가니 손꼽히는 명물해수욕장이라는 중문해수욕장이 내다보였어요.
어찌나 바다색이 곱던지... 밀려드는 파도가 부드럽게 해안에 부딪히는 모습조차 가슴 뛸 정도였죠.게다가 길따라 바람에 흐늘거리는 억새는 가을을 만끽하라는 듯 손짓하는 것 같아 눈을 뗄 수조차 없었답니다.
그렇게 해서 걸어 도착한 곳은.... 오래전에 쉬리를 보며 가슴 아파했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벤치...
그 벤치에 앉아 먼데 하늘을,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란....
바람에 많이 불지 않아 시원스레 머리결 날리며 앉아있을 낭만을 누려보진 못했지만 그때의 그 장면과 느낌들이 마구마구 솟구쳐 오르는 것 같았답니다.
여기서 찍은 혼잣 사진이 몇장 있는데... 에고~~ 언제쯤 그 분이 보내주실려나~~~
다음으로 들린 곳은 퍼시픽랜드였어요.
일본원숭이와 바다사자, 돌고래의 쇼를 보러 온 셈였죠. 여길 들르니 울 꼬맹이가 생각났어요.
63빌딩 수족관엘 데려갔더니 물고기들이 자길 향해 쫓아온다며 기겁을 하면서 들어가지 않겠노라 버텼거든요.
끌다시피 데려가서 펭귄을 보여주고,이 물고기들은 여기 수족관에서 사는지라 밖으로 나올수 없다고 안심시켜주면서 겨우 둘러볼 수 있었어요.
거기서 애들이 가장 좋아했던게 바다사자의 공연였는데... 싫다며 인상 쓰던 애들이 두눈 똥그랗게 뜨며신기하다는 듯이 보고 또 봤던 모습이라... 그때의 모습이 겹쳐져 보였답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표구된 동물들의 모습과 수족관 속 물고기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어요.
원숭이들은 언제봐도 귀여워요. 아마도 사람과 가장 비슷한 동물여서 그런가봐요.
떼도 부리고 성질도 내면서 코믹스레 꾸며나가는 모습이 절로 웃음 짓게 만들었거든요.
바다사자는 어찌 그리 손뼉치는 흉내를 잘 내던지... 가만 있지 못하고 자꾸 손뼉 치게 만들더라구요.
첨으로 가까이서 본 바다사자의 모습였어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거였는데... 참 신기했죠^^
돌고래는 역시 물 위로 솟구치며 점프하는 모습이 역동적여서 강한 에너지를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더라구요.
아직은 어려서 좀더 훈련이 필요한 듯 보였지만... 그게 더 자연스러워 저절로 격려의 박수를 치게끔 했거든요.
점심은 옥돔구이... 뼈가 두꺼워 그쪽 부근의 살은 많이 없어 입맛을 다시게 만든...
제주도 와서 처음으로 맛 본 옥돔이 이렇게 입에 착착 붙을줄이야~~ 젓가락질 하느라 연신 바빴답니다.
어딜가나 미역국이 빠지지 않는 듯 했는데, 한결같이 진한 국물 맛이 인상적였어요.
내가 하면 어찌 그 맛이 안나는지...
이 곳은 주상절리대랍니다.
주상절리란 바위의 특정한 현상에 의해 규칙적인 문양으로 갈라진 것을 말하는데, 이곳의 주상절리는 한라산의 용암이 흘러내리다 바다에 닿아 급격히 식으면서 생긴 현상이라 한다.
때문에 제주의 지질학적인 형성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어 관광외에도 문화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주상절리는 많이 있는데, 이곳 지삿개 주상절리처럼 육각형 모형이 대규모로 분포된 곳은 드물다.
마치 석공이 정교하게 다음은 듯 겹겹이 쌓인 돌기둥이 대장관을 이룬다.
특히 제주여행에서 파도가 심해 다른 곳으로 가기 힘들때는 가장 먼저 지삿개로 가볼만하다.
(주상절리에 대한 설명은 야후의 거기를 참고했다. 혹여나 필요할까봐 링크 걸어뒀다!)
옥빛 바다색의 파도가 까만 오육각형의 주상절리에 여러겹으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물보라가 어찌나 장엄해 뵈던지... 그걸 담을 수 없는 아쉬움에 배경을 뒤로 한 인물 사진으로나마 대체했다...ㅠ.ㅠ
다른이들이 소라앞에서 다들 사진을 찍길래 따라쟁이 해 봤다. 볕을 받아 뜨거웠는데도 그걸 꾸욱 참고서...^^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곳곳에 보이는 감귤 나무들을 삥 에워싼 방풍림(삼나무래요)으로 보호를 해 줘야바람에 타격을 덜 받는데요. 그게 가는 곳마다 그렇게 돼 있어 아주 인상적였어요.
아마도 제주도만의 특색인 듯 합니다.
올레길을 걸으며 간간이 찍은 사진들인데... 나무는 나무데로, 부서지는 해안의 파도는 그 나름대로 멋진 것 같아요.
파랗고 주황색 화살표가 길가에 세겨져 있었답니다. 우린 태양을 등지고(한낮인지라...) 역방향으로 걸었어요.
오늘 갈 곳은 올레 8,7코스! 대포포구를 지나 숙소까지 가는 길였답니다.
찻길을 바짝 붙어 조심스레 걷고, 우거진 나무와 숲길로 열심히 걸어도 가고,오르막길도 올랐다가 나무 다리위에서 손짓도 해보고^^ 걷다가 멈춰서 사진도 찍히고, 징검다리를 건더 개울을 건너기도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걸었답니다.
찻길을 따라 걷다 탐스레 열린 감귤 나무를 보곤...
제주도 와서 감귤 밭에서 사진을 찍고 가지 않으면 어떻하냐며....
조심조심 돌울타리를 넘어 나무 옆으로 바싹 붙었답니다. 그리 먹고픈 생각은 안나는데 왜 귤을 따고픈지...사람 맘이 참 묘하니 간사한가봅니다
이국적인 장소도 참 많았구요, 주변을 둘러보느라 발이 아픈지도 모를정도로 계속 걸음을 걷게 됐답니다.
잠깐잠깐 쉬는 것도 꿀맛이란걸 그때사 처음 알았어요^^
거기다가... 그냥 찻길로 쭈욱~~ 따라 걸었슴 됐을텐데 괜스레 딴길로 접어들어서....
돌아돌아 하염없이 딴길로 셌답니다. 그래도 운치 있었던 건 갈증을 아이스라떼로 채웠다는 것^^
다른 분들은 냉오미자차를 마셨어요, 오미자의 오묘한 맛이 시원한 얼음과 섞여 아주 맛깔났던 모양이에요.
전날보다 되려 많이 걸어(아마 km로 재면 훨씬 길껄요?) 약 3시간 가량을 걸었더니..
허벅지에 알이 베이는 듯 했답니다. 다른분들도 고개를 떨구고 기운 없어들 했었죠.
숙소에 들어가서 바로 샤워를 했더니 그나마 좀 개운한 듯 했답니다.
숙소에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이는 저뿐이더라구요^^
화장기 없는 맨얼굴였는데 가까이 뵈지 않아 안심였습니다. 흑돼지 모듬구이였는데, 꽤나 도톰했어요.
살갗의 잔털까지 뵈는... 그래서 저는 절~~~대로 먹고 싶지 않았는데 옆에 앉은 미현씨가 자꾸 앞접시에 담는 바람에.... 꽤 여러점을 먹었던 듯 해요.
쌈밥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쌈만 있으면 갖은 야채와 반찬을 넣어 거뜬히 한끼 채우는데 말이죠.
그래서 바싹 태우다시피 익혀서 파채와 양파, 마늘을 구워 밥이랑 함께 얹어서 아주 푸짐한 쌈을 싸 먹었답니다.
고기를 못 먹는 이가 저처럼 먹는다죠? 그래도 맛만 있었습니다, 고기의 씹는 맛을 덜 느껴서...^^
그렇게 오늘 하루도 또 저물었네요...
허벅지가 너무 아파 은경씨 말처럼 반식욕으로 땀을 뺐더니... 아주 개운해졌답니다.
왜들 하는지 그 이율 그때서야 첨 깨달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