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제주도의 날씨를 고려하지 않은 탓에 난방이 거의 되지 않는 숙소에서 선잠을 자선지 모두들 찌뿌둥한 모습으로 나섰다.
그렇게 출발해서 도착한 곳이 한림공원, 야자수 길이 드넓게 펼쳐진 것이 어찌나 이국적이던지...

선인장의 다양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에 경외심도 갖고, 허브길을 따라 이제껏 아로마오일로만 접했던 것들의실제 모습을 보면서 신기함이 이루 말할데가 없었다.

한 잎만 살짝 코끝에 갖다 댔는데도 늘상 접하던 아로마오일의 향내가 되려 짙게 맡아져서 몇 잎 따오고픈 욕구가..

키위가 나무에 열린다는 사실도 그제사 처음 알게 됐고, 덩굴진채 피는줄로만 알았던 나팔꽃도 종류에 따라나무처럼 뻗어서 꽃잎이 밑을 향한채 핀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연에 대한 신비로운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협재굴, 쌍용굴, 황금굴은 화산 폭팔시 용암이 흘러내려 형성된 검정 용암동굴로천장과 벽면으로 스며드는 석회수로 인해 황금빛 석회동굴로 변해가는 복합적 동굴이란다.

제주의 석.분재원은 분재와 돌을 소재로 구성돼 자연과 인간의 정성이 가미된 아름다움으로 색다른 멋이 있었다.
색다른 나무들의 뻗침으로 인해 어디서 사진을 찍든 그 절경에 녹아드는 듯 하다.

늘 곁을 지키던 카메라가 아픈(?) 바람에 핸드폰으로 중간중간 풍경을 담았지만 해상도가 다소 떨어져그 멋스러움을 제대로 고스란히 담지 못한 것 같아 다소 아쉽다.
재암민속마을은 전통초가와 호박들로 아기자기했다.

호박에 저리도 이쁘게 장난질을 치다니... 그 속에 들어가 함께 사진을 찍으니 호박이 덩굴째 들어온 느낌이랄까?

키큰 수련과 폭포처럼 조성된 곳을 지나면서 눈요기가 참 많은 곳이구나... 싶어졌다.

사파리 조류원과 재암수석관은 시간상 겉핥기식으로만 훑어봐... 담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와야겠다 싶어졌다.
제주 돌하르방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금릉석물원!

석공예 명장, 장공익씨가 운영하는 이곳은 제주,대정,정의 지역에 세워졌던 돌하르방 형상을 복원한 하르방과 장공익씨의 마음속에서 형상화한 다양한 돌 군상을 만날 수 있는 이색적인 돌 명소였다.

계단을 내려 안으로 들어가보니 부처님이 떠억~~ 하니 앉아 계셔서 갑자기 몸다짐을 살피게 됐고,해학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며, 엉덩이 의자는 보는 순간 자지러지는 웃음도 자아냈고,구불구불 좁다란 길을 엮어놓은 길을 걷다보니 절로 무섭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넓은 공간에 제주의 옛모습을 담은 곳이 있어 어찌 손으로 일일이 만들어냈을까... 싶어졌다.

예술가의 혼이 담겨선지 더 찬찬히 둘러보게 된 듯 하다.
드뎌 점심시간^^ 젤 기다렸던 이유는 바로 살아있는 전복 해물전골이 나온대서였다.

위에 올려진 전복의 꿈틀거림... 첨엔 알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살아 꿈틀거린다는 걸 알게 됐는데그땐 이미 껍질에서 떼내 먹으려던 찰나였기에... 또한 바싹 구운 고기가 나왔는데 먹으면서야 옥돔이란걸 알았다.

쫄깃한 살집이 어찌나 맛있던지... 짭쪼름한 간이 아주 잘 베 푸짐한 한상였다.
드디어 본격적인 올레 10코스의 트레킹 시간이다. 송악산 입구에서 화순해수욕장까지 역방향으로 태양을 등진채 걷는 길였는데 젤 길고 힘든단 말에 지레 겁 먹었었다.

풀밭을 걸으며... 보폭이 긴데다 빨리 걷는편여선지 선두에서 성큼성큼 걸어가 다른 이들의 질타를 쪼매 받은듯^^

천천히 가자며 성화여서... 카메라 없다고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걷지만 말라고...

걸음이 빨라 그렇지 볼 건 다봤는데 말이다, 혼자 핸드폰 들고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뒤따라 오는 이들은 다소 힘들었던 모양이다.
다음날부턴 걸음걸이를 좀 더디해야겠다.. 싶어졌다
정말 아름다운 절경였다.

산방산 중턱엔 자연석굴을 이용한 암자와 산방사가 산 아래에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던 사람이 활을 잘못 쏘아 옥황상제의 엉덩이에 화살이 꽂혔단다.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가 한라산 봉우리를 뽑아 냅다 던진 것이 산방산이라 하고 뽑힌 자국인 백록담이라 한다.

그 전설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산방산의 둘레와 한라산 백록담의 둘레가 거의 똑 같고 모양새도 엇비슷하단다.

걷다가 그림자 놀이도 하면서 손 흔들며 사진도 찍고, 뒷사람을 기다리다 먼저 온 이들과 함께 웃어도 보고...
올레길은 평지와 오르내리막길, 해안길과 돌길이 두루두루 섞여 잘못하다간 삐걱해서 다칠 염려도 있어 뵀다.

다양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묘미도 있었지만, 제주의 길목을 누비며 살갑게 제주를 느낄 수도 있는 여정였다.

터덜터덜 걸으며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도 있었고, 스스로 자연에 동화돼 정화되는 순간순간의 느낌도 더해졌다.
걷다가 혼자 아름다움에 취해 찍어본 모습들이다.

올레 숲길과 해안가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가파른 길, 산방산의 우뚝 솟은 모습...

난간에 서서 즐겁게 웃으며 함께 길떠난 동지애도 느껴본 그런 순간순간들였다.
3시간 정도 걸릴거라던 가이드의 말과는 달리 2시간 30분 밖에 걸리지 않은 탓에(많은 불만들이 쏟아져 나온...) 틈새 시간을 활용해 제주국제평화센타에 들렀다.

아름답게 담아낸 전시관 곳곳엔 역대 대통령들의 평화를 위해 애쓴 모습들을,간디와 같은 위대한 역사속 인물들을, 서태지와 배용준 같은 유명 연예인들을, 계적으로도 유명한 성악가와 지휘자의 모습을, 코 골며 자는 사람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낸밀랍인형들의 천국였다.
그렇게 일정을 마친 후 들른 곳은 갈치조림과 고등어 구이가 한상 차려진 곳....

싱싱해선지 갈치조림이 어찌나 담백하던지... 한사람당 한조각씩만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에 젓가락질을허공에 휘휘~~ 날려야만 했다. 맛있는 튀김이다 싶어 집었더니 왠걸....

그 속에 살집이 씹히는데... 아마도 멸치를 튀긴게 아닌가 싶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함께, 걸으며 허기진 배를 맛나게 채웠던 듯 싶다. 그렇게 하루해가 또 저물었다...

오늘밤은 좀 따시게 잘 수 있으려나?

바닥에서 자고 나면 허리가 아픈 탓에... 같은 방을 쓰게 된 언니들의 살뜰한 배려로 침대방을 쓸 수 있었다.

함께 자도 된다니까 둘이 자면 좁아서 불편타며 오질 않아서... 맘속 한편으론 미안함도 보태졌다.

숙소는 침대방 하나와 조리대를 낀 넓적한 방, 세면대, 그리고 욕실이 있었다.

밖에 세면대가 있어 얼굴 씻는 것 따로, 몸 씻는 걸 따로 할 수 있어 그다지 붐비지는 않았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