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내가 원하대대로 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오빠는 왜 전화를 안 해? 나 사랑하는 거 맞아?"
"연락 좀 제발하라고!!!"
"나 사랑하면 당연히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나 사랑하는 거 맞아?"
사랑을 시작하고, 연애를 시작하면 갓난아기가 되어버린다. 매일매일 젖병을 달라 하고, 기저귀를 채워달라고 한다. 때로는 지친다. 얼마나 희생하고, 헌신해야 할까?
연애를 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길 바란다. 정작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다. 무한 이기적 심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남자친구, 남편과 아내, 선생과 제자,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 등 모든 불평등 관계 속에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폭력과 억압이 흐르곤 한다. 미국 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Robin Stern)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폭력에 대해 '가스등 효과(Gaslight effect)’라 지었다.
'가스등 효과(가스등 이펙트)'는 영화 <가스등, 1944)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버그만은 부유한 상속녀 폴라로 나오는데, 남편은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사랑을 가장한 세뇌를 통해 그녀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이런 가스등 효과는 사랑과 존경으로 맺어진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다. 조종하는 사람과 조종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전자는 후자를 위해 구실을 대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대신 결정해주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제발!! 나를 사랑한다면 배려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넌 왜 그 모양이니?"
"넌 정말 이기적이야. 너만 생각해.."
"우리가 사랑을 하고 오래 연애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된데~"
이런 식으로 우린 상대를 강요하고 억압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상대를 위해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일까? 자신의 편의를 위해 상대를 조종하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 여자들은 항상 '사랑한다면, 사랑해야 한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생각한다.
"이 남자가 절 사랑한다면 이렇게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사랑한다면 매일 전화해줘야 되지 않나요?"
"사랑한다면 제 말을 들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물론 사랑한다면 맞추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 정도'라는 것이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서 상대가 들어줄 때, 아주 기분 좋은 일임이 틀림없다. 헌신은 사랑의 아주 중요한 요소니깐 말이다. 하지만, 상대는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고, 희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길 수 있다. 그 ' 정도'를 확인하지 못하고 무의식적 생각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연애와 사랑은 적신호가 켜질 것이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징징거리는 것 보다는 존중해주는게 우선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