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2006년 10월 25일 일본 키타큐슈 _ 여행 37일차
15. 키타큐슈

지하터널로 키타큐슈에 가다.

시모노세키 관광은 마쳤으니 이제 키타큐슈로 넘어갈 시간. 앞서도 말했듯 키타큐슈로 가려면 지하터널로 가야 한다. 지하터널 입구는 칸몬대교를 좀 지나서 나왔다. 찾는건 어렵지 않다. 표지판에 친절하게 한글이 표기되어 있으니 말이다.

터널입구엔 다행히 계단이 아니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힘들게 들고가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아무생각 없이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돈을 내라고 한다. 오잉? 통행료가 있단 말이냐? 책에는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 새로 생긴건가?
돈을 내라고 해서 내긴 냈는데 뭔 영문인지는 모르겠다. 이 날은 아무생각 없어서 그냥 돈 내라니까 냈는데 지금 보니 사람은 무료고 자전거나 오토바이만 20엔을 내는거 같다. 돈을 내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이것저것 물어보시면서 종이에 뭘 적으신다. 설문조사 같은걸 하시는거 같았는데, 아오모리에서 부터 시작했다는 내 말에 "스고이!" 를 외쳐 주신다. 간만에 들어보는 말인거 같다.

터널은 생각 보다 길었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끌고 갈 생각이었는데, 끝이 안보이는 길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한 3미터쯤 달렸을까? 갑자기 어디선가 뭐라고 막 방송이 나온다. 뭐라는 거야? 뭐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그냥 달렸다. 뭔가 하지 말라는 경고 방송 같이 들리긴 하는데 뭔소린질 알아야 말이지!. 그런데 방송이 날 따라 오는거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귀기울여 들어보니 어쩌구 저쩌구 '지텐샤' 어쩌구 저쩌구.. 다른 말은 다 못 알아 듣겠는데 한 단어 지텐샤 (자전거) 이 단어가 귀에 쏙 들어 온다. 아마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방송을 하는듯 했다. 거참 쑥스럽구만.
자전거에서 내리니 방송은 바로 사라졌다. 내가 한국 사람인건 아무도 모르겠지? 괜히 이런데서 나라망신 시키면 안되니 말이다.

키타큐슈에는 볼거리가 뭐가 있나? 책을 쭉 살펴보니, 칸몬대교 근처에 신사가 하나 있다고 하는데,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그냥 지나쳐 버리고 신사를 지나서 있는 노퍽 광장에 와 있었다. 다시 되돌아가서 보고 올까 하다가 역시 여행 막판이라 귀챠니즘에 포기하기로 하고 이 일대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는 칸몬 대교 전망대로 향했다.
칸몬대교 전망대는 말 그대로 전망대이다 보니 높은곳에 위치하는데, 자전거를 끌고 가자니 내려올때는 편하겠지만 올라갈때 힘들거 같아, 광장 한켠에 세워두고 걸어서 전망대로 향했다. 책에 나와 있는데로 길을 찾아 올라갔는데, 대체 길 다운 길이 안나온다. 뭔가 이정표라도 나와줘야 하는게 아닌가 투덜거리면서 속는셈 치고 계속 윗쪽으로 올라갔는데,

요로코롬 그나마 있던 인도도 사라져 버린다. 이거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은데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그래도 책을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길 말고 다른 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그래서 차도로 조금 걸어 올라가니

표지판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다시 시작되는 계단. 헥헥. 힘들다. 계단 오르는 건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