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에비스.

새벽 3시. 빗소리에 눈을 떳다. 또 비!. 도쿄와는 비의 인연인가 보다. 도착하는 날에도 비속을 달려 왔는데, 그 후로도 계속 비가 내 주위를 맴 돌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숙소를 나섰다. 비는 안오지만 한늘엔 비 구름이 잔뜩 벼르고 있다. 비오는 도쿄의 모습은 이미 많이 봤으니 비는 이제 그만 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내 바램을 들어줄 리 없다. 숙소를 나서며, 우산을 챙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우산 그 까짓거 무거워 봐야 얼마나 무겁겠냐마는 무게 보다는 마땅히 넣고 다닐 곳이 없는게 문제다. 카메라 가방은 카메라만으로도 벅차하니 말이다. 비 맞은 생쥐꼴이 되지 않으려니 우산은 챙겨야 겠다. 그래도 비는 오지 말기를 다시 한번 바라본다.

오늘 일정은 에비스, 다이칸야마, 그리고 어제 제대로 못 본 롯뽄기 까지 둘러보고 오는 일정이다. 어제밤 한참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 사실 도쿄 아직 못가본곳 많다. 내 관심을 끄는 곳이 없을 뿐이지. 갈 곳은 사방에 널렸다. 그중에 그나마 좀 내 시선을 끄는 곳이 에비스와 다이칸 야마였다. 우선은 에비스를 향했다. 에비스는 시부야 역 다음역으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다. 점심은 에비스에서 먹기로 했다. 숙소를 나설때의 시간이 점심 시간이라 어디를 가든 사람으로 북적거릴것이라는 걱정에 시간을 좀 늦춰 에비스에서 먹기로 한거였는데, 이넘의 동내 마땅히 먹을 곳 찾기가 힘들다. 식당 자체가 안보인다. 점심먹을곳을 찾은곳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백화점. 레스토랑. 전시장. 비어가든. 호텔. 극장등이 한데 모인 복합공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싼걸 골라 먹느니 비싸도 먹고 싶은걸 먹기로 하고 들어간 식당.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아님 비싸서 그런지 사람이 많긴 해도 줄까지 설 필요는 없었다.

맛있는 밥을 먹으며 에비스엔 볼거리가 뭐가 있나 책을 보며 찾아 봤다. 에비스 맥주 기념관하고, 밥을 먹고 있는 이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그리고 도쿄도 사진 미술관 이렇게 3곳이 나와 있는데, 맥주 기념관은 예전에 삿포로 가서 간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삿포로 보다는 규모가 작을거 같고, 백화점 구경도 재미 없고, 사진 미술관은 유료다. 이왕 왔으니, 맥주 기념관이나 가 봐야 겠다. (에비스 맥주 기념관은 무료다.)

에비스 맥주 기념관. 이곳은 일본의 대표적 맥주 가운데 하나인 에비스 맥주의 역사와 주조 공정을 소개하는 곳이다. 책에 나오기로는 미쯔꼬시 백화점으로 들어가면 입구가 보인다고 나와 있는데, 대체 어디 있는거냐! 한참을 찾다가 그냥 나왔다. 백화점 직원에게 물어보면 쉽게 알려줄거 같기도 하지만 역시나 소심한 스캉 그냥 혼자 어떻게든 찾아 보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백화점 건물 주위를 쭉 둘러보다 보니, 한쪽에 이정표가 보인다. 못 찾았으면 그냥 가려고 했더만, 그래도 나와 주니 보러 가야 겠다.

맥주 기념관은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책에 그냥 쉽게 백화점 옆에 있다라고 써져 있었다면 쉬웠을것을 백화점 안에 들어가면 입구가 보인다라고 써져 있어서 괜히 사람 헤매게 만들었다. 혼자 궁시렁거리면서 맥주 기념관 안으로 들어갔다. 기념관안은 매우 썰렁했다.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몇 안되는 사람들은 전부 한국 사람들이다. 추석연휴라 그런건지 여기저기에서 한국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박물관안의 전시물은 삿포로에서 봤던것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별로 새로울게 없고 하니 그냥 한바퀴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