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아사쿠사

우에노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사쿠사로 이동을 했다. 우에노역에는 JR 과 긴자센, 그리고 히비야센 이렇게 3개의 노선이 지나가는데, 우리가 타야 할 라인은 긴자라인이다. 지하철 긴자센을 타고 종점인 아사쿠사 역에서 내리면 된다. 우에노 역에 들어가 긴자센 표지판을 보고 계속 따라 가다가 표 파는곳이 있어서 표를 사 들고 긴자라인 개찰를 하려는데, 기계에서 삐! 하는 소리가 난다. 오잉? 이건 또 뭔 소리여!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뭐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대충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다른 라인 표를 산거 같았다. 개찰 하는곳 바로 옆에도 표사는곳이 있었는데 우린 다른 곳에서 표를 사서 아마도 다른 라인 표를 산거 같았다. 게다가 아사쿠사 까지는 160엔 인데 우리가 산건 170엔. ㄱ님은 그냥 기념으로 갖자고 하셨는데, 스캉도 돈은 아깝지만 가서 바꿔올 용기는 없으니 그냥 그려려니 하고 있는데, ㅅ 님은 환불을 받아야 겠다며 표를 가지고 가서는 당당히 환불을 받아 오셨다. 대충 얘기 들어보니 걍 표 주면서 어쩌구 저쩌구 하니깐 그냥 환불해 주더란다. 그 쉬운걸 스캉은 왜 못하는걸까? 쩝

아사쿠사의 상징이라는 카미나리몬앞에는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사진을 보니 그 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사람 많았다.

나까미세에는 일본색 짙은 기념품을 많이 판다. 도쿄에서 일본색 짙은 기념품 사기에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 스캉도 이것저것 사고 싶은게 많기는 했지만, 주말에 친구들 오면 그때 어짜피 또 올 곳이니 쇼핑은 그때 하기로 하고 군침만 흘리며 센소지로 향했다. 센소지는 나까미세 제인 안쪽에 있는 절이다.

센소지 주변으로 이것저것 볼거리가 있기는 한데, 오늘은 포함해서 벌써 4일째 강행군을 하면서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다니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빠듯할듯했던 일정에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시간적 여유도 있고, 몸도 피곤하고 해서 센소지 근처에서 좀 쉬다가, 아키하바라로 향했다. 아키하바라 역시 대충 수박겉ㅎㅏㄼ기로 봐주고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모노레일은 타기 위해 하마마츠쵸로 향했다. 4일전 ㄱ님은 만났던 곳에서 오늘은 이별을 하는 것이다. 하마마츠쵸에서 이별을 하기전에 마지막으로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 전부터 모스버거를 먹으려고 했다가 하마마츠쵸에 모스버거가 있다는걸 기억해 내서 모노레일 타기전에 먹기로 한것이다. 모스버거를 처음 먹어본건 도쿄에 두번째 방문 했을때 였던거 같은데, 그때는 별로 맛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먹어보니 꽤 맛이 있다. 나중에 친구들 오면 다시 한번 먹어봐야 겠다.

자 이제 이별의 시간. 거참 기분 묘하다. 일본에서 만나고 헤어지려니 마치 내가 일본에 사는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웬지 쓸쓸해 진다. 처음부터 혼자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한명도 아니고 무려 3명과 함께 여기저기 몰려 다니다가 이제 혼자 남으니 쓸쓸해 질 수 밖에. 그나저나 이제 겨우 4시반인데 뭘 하지?

롯뽄기의 밤

자 이제 뭘 할까? 어제 저녁 미리 일정을 다 싸 놓기는 했는데, 막상 혼자 되고 허전한것이 걍 멍하다. 그냥 숙소가서 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걸 예방하기 위해 JR 1일 권을 산것이다. 지금까지 3번 탔으니, 숙소갈때 한번 타면 4번. 그럼 본전을 못 찾는다. 최소 5번은 타야 본전도 찾고 약간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저녁에 가려고 찜해 놓은 곳은 롯뽄기 (六本木) 인데, 책에 나와 있는거 보니 낮에는 재미 없고 밤에 가야 한단다. 아직 해가 지려면 여유가 있으니 우선은 숙소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가는길에 신주쿠에 들려 한국에서 ㅂ님이 부탁하신 책을 사들고 숙소로 향했다. 하마마츠쵸에서 신주쿠까지 신주쿠에서 신오쿠보까지 이렇게 2번을 더 타서 JR 1일권 본전은 찾았다. 숙소에 들어가 사온 책을 좀 보면서 푹 쉬다 나가려고 했는데, 역시 쉬는건 내 체질이 아닌가 보다. 숙소에서 잠깐 누워 있다가 바로 시부야로 향했다. 롯뽄기에 가려면 시부야 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데, 노선이 달라 JR 1일권으로는 안되고 따로 표를 끊어야 하는데, 웬지 돈이 아깝다. 그래서 걸어가기로 결정. 그런데 이거 객기다. 왜냐면 나에겐 지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도도 없이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에 무작정 걸어가려고 하다니 거참 깡 좋은 스캉이 아닐 수 없다. 시부야 역을 나오니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하다. 벌써 몇번째 온 곳임에도 사람들로 가득찬 길을 보니 가슴이 설레인다. 그렇다고 시부야에 죽치고 있을 수는 없고 롯뽄기로 향했다. 시부야에서 남동쪽에 롯뽄기가 위치해 있는것만 알고 있어서 나침반만 보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걸으며 교통표지판에 롯뽄기가 나와주기만을 바랬는데, 영 나올 생각을 안한다. 계속 도로를 따라 걸으며 이정표가 나와주길 바라며 걷다 보니 지하철도 버스정류장도 보이지 않는 곳을 걷고 있었다. 이런! 길을 제대로 잃은 것이다. 역시 객기를 부리는게 아니었다. 다시 되돌아 갈까? 하다가 계속 앞으로 걸었다. 자전거 타고 도쿄까지 오면서도 한번도 왔던길을 되돌아 간적은 없었다. 지금도 그럴 수는 없다 무조건 직진이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를 걸었는데, 다행히도 저 멀리 롯뽄기 힐즈 모리 타워 로 보이는 걸물이 눈에 띄었다.

나름대로 남쪽으로 갔다가 동쪽으로 갔다가 하면서 롯뽄기쪽으로 간다고 간거 였는데, 롯뽄기는 내가 있는 곳에서 정남쪽에 위치해 있었다. 한참을 옆길로 센것이다. 그나마 저 빌딩도 없었다면 한참을 지나쳐서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아니면 포기하고 그냥 숙소로 돌아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 이제 롯뽄기 위치를 파악했으니, 그쪽으로 가면 되는데, 뜬금없이 공동묘지가 나온다. 계속 상가에 주택가만 이어지더니 난데없이 공동묘지다. 일본 도시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게 묘지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다. 도로 좌우로 공동 묘지가 계속 이어지는데, 사람도 없고 어두운 묘지를 따라 걷는데도 별로 무섭지가 않다. 돌 무덤이라서 그런가?

묘지를 지나 계속 빌딩이 보이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는데, 길이 그 빌딩을 향해 계속 쭉 이어지는게 아니니 계속 이리저리 헤매면서 가야 했다. 이거 돈 몇푼 아끼자고 엄한짓을 한게 아닌가 후회도 됐지만 지금와서 어쩌겠냐. 1분이라도 빨리 길을 찾길 바라는 수 밖에. 물론 돈만 아끼려고 걸어가려 한건 아니다. 시간도 많고 길거리 풍경도 감상하고 또 뜻밖에 좋은 곳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 말이다. 좋은곳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공동묘지는 발견했다. ㅎㅎ 롯뽄기에 도착한 시간은, 시부야를 출발하여 약 1시간이 지난 8시경. 이미 지칠대로 지쳐 버린 후였다. 게다가 저녁도 아직 못 먹었다. 롯뽄기로 오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으려고 했는데, 식당은 안나오고 공동묘지나 나와 주시고 영 안도와 준다. 롯뽄기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밥 먹을곳 찾았는데 없다! 식당은 중간 중간 나와 주시는데, 이 동내 무지 잘 사는 동내인지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결국 롯뽄기에서 저녁 먹는건 포기. 그나마 4시쯤에 모스버거를 먹어서 아직은 견딜만 했다.

롯뽄기 밤거리는 그저 그랬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중에 외국인이 많았고,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인들로 보이는 옷차림. 롯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나이트클럽에 가야 한다고 하는데 입장료만 3,000엔 정도씩 한다고 한다. 입장료가 없다고 해도 가 볼 생각은 없지만 아무튼 그렇단다. 썰렁한 롯뽄기의 밤거리를 여기저기 구석구석 훑고 다닐려고 했는데, 몸은 빨리 들어가서 쉬고 싶어 한다. 무엇보다 배도 고프고 말이다. 아무래도 내일이나 모레 낮에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짧은 관광을 마치고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