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JINS
부산 좌천동에 위치한 매축지 마을은 일제 강점기 시절 부두에 내린 마부와 말, 짐꾼들이 쉬던 곳이었다고 한다.
광복 이후 귀국한 동포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곳 매축지 마을이 형성되었단다.
마굿간을 개조해 여러 가구가 함께 살기도 했고, 지금도 마굿간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가옥이 남아 있지만,
주변에 아파트등 재개발 되면서 매축지 마을은 현재 도시의 섬처럼 남아있다.
최근 언론 및 영화 "아저씨" 촬영등으로 소개되면서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여행객을 달가워하지 않는 주민들도 있다.
어떤이에게는 도심속의 그저 신기한 옛모습이고,
어떤이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마땅찮은 곳인데,
얄랑궂은 사진을 찍는다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뭔가 신기한걸 발견한듯 여기저기 찍어댔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단 생각이 들기도했다.
아!! 그렇다고 정말 무식한 짓을 하고 돌아다닌것은 아니다.
단지, 골목앞을 지나치고 있을때, 누군가가 짜증이 섞여 내뱉은
"여기 머 그리 구경할게 있다고 이렇게들 와서 귀찮게들 하는지...쯔쯧"
순간 카메라를 들고 막 들어서려던 골목앞에서,
'그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있는거지?'
그런 의문을 몇일동안 지울수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그냥 뒷통수를 한대 맞은듯한 느낌이였다..
그 느낌은 실로 오랫동안 떠나질 않더라.....
하지만, 최근에 매축지에 관한 기사와 주위사람들에게 전해받은 이야기속엔,
사진전도 열리고 산복도로 축제도 열렸다는소식에
또다시 그곳이 궁금해져버렸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절대로 방해되지 않게, 소란스럽지 않게 마을을 둘러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좌천역 4번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굴다리가 나온다.
굴다리 안에도 아기자기 네온으로 꾸놓은것이 인상적이더라.(음성지원도 된다는)
저기 모퉁이에서 왼쪽으로 돌면 육교가 나온다.
육교를 건너 바로 왼쪽 길로 들어가면 매축지마을의 시작이다.
틀에 같혀있는 사고방식을,
스스로 깨지못하면 그 틀에서 벗어날수 없다.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충분히 더 많은것을 보고 느낄수 있을것이다.
육교위에서 뒤돌아보니 알록달록 칠해놓은 아파트가
색색을 뽐내고있다.
매축지 가는길의 시작....
알록 달록 벽화만 볼때는,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저 신나기만 했다.
골목 끝까지 늘어져 있는 벽화는
골목.. 이라는 두글자의 이미지를 확 바꿔놨더라는..
어릴때 골목은, 그저 미로같은 놀이터,
술래잡기 하는 마당,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걸어 집으로 가는길... 이였는데
언젠가 부터 골목이라는 곳은 으쓱하다, 무섭다라는 생각이 먼저드는게 현실인것 같다.
어릴적 운동회때 모래주머니 던지기, 이어달리기 했던 생각이 나게 만들던 벽화..
누구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하트.....
알록 달록 가을에 이어,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겨울....
그러고보니,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표현한건가?
전보대에 수줍게 서있는 소녀를 지나,
걸음을 재촉해봅니다.
중간중간 식료품을 파는곳들도 있고...
요... 터널? 을 지나면 또 이어지는 마을..
여태까지는.. 그래도 나름 벽화마을같아 이쁘고 좋았는;;;;;
여기저기 붙어있는 전단지..
요즘같은 부동산의 칸칸이 붙어 있지 않고,
간이 간판에 붙여있는 모습은 좀처럼 볼수 없는데 말입니다.
이날은 크리스마 였습니다.
마을 어디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찾아볼수가 없었구요.
하늘조차도 하얗게~~~ 그냥.. 하얗게;;;
성남초등학교 뒷편에 자리잡고 있던 까페..
여기 다시한번 꼭 가보자했는데,
아직 그대로 있을런지.....
역시나 겨울에는 레몬차와 자몽차,,
비타민 가득가득..
어떻게 나오다 보니 성남초등학교로 지나오네요..
예전에 이 학교에서도 근무한적이 있는......
그래... 이런 하늘이 좋다규~~~~
요 근처는 진시장으로도 연결이 되어 있어,
여기저기 상점들이 많이 보여요~
나름 자주 찾는 진시장... 예전에 한참 팔찌 만들때, 재료사러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그외에도 정말 없는게 없는 진시장...ㅋㅋㅋ
다시 글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학교 근처라 어린이 보호구역이 큼직하게 써있네요.
한쪽에 말리고 있는 명태? 인가?
전에 영화 "아저씨" 촬영장소로도 유명했던
이곳.....
동네 주민이신듯 한 아저씨께서,
"이걸 찍어야지~~~ 여기가 영화에 나왔던 거시기자나~~~~"
죄..죄송해요; 영화를 못봤어요;;
길 곳곳, 어릴적 살던 길목이랑 비슷해서
혹시나 그곳인가 데자뷰에 사로 잡힙니다.
조용조용 사진을 담던 친구들...
집앞에 화분에 펴 있던 연분홍빛 장미꽃..
읭? 지금 겨울인데???
그림자로 담았던 내 모습...
현실과 과거가 공존하듯
대비를 이루던 모습..
그리고 마을을 떠돌던 길냥이들..
그 길냥이를 위해서 밥을 준비해주시던 할머니...
"얘네들은 매일 우리집에 밥먹으러 와~ 여기오면 밥주는것을 아니까... 친구들도 데리고 오더라구.."
마음이 따뜻한 할머니의 모습에
괜히 그 마음이 고스란이 전달되는것 같습니다.
"나눔"을 생활처럼 실천하시던 할머니께 "배움"을 얻고 왔답니다.
사람이 가까이있는데도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정신없는 길냥이...
행여나 먹는데 걸릴까.. 손수 챙겨주시는 할머니..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 했습니다..... )
영화를 찍은 골목엔 이렇게 흔적도 있네요..
"친구도 여기서 찍었슴까?"
사진으로 담는것도 좋지만,
앞서 말한것과 같이 주민이 생활하는 곳이니 소란스럽지 않게 다니도록 하자 '_'
구석구석 마을 소개를 잘해놨던 마을지도
보아하니 여기서부터 시작해도 될듯합니다~
글을 쓰고 사진을 보다보니,
그날의 기억이 또 떠오르네요..
단지 찍은 사진으로 무엇(?) 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언론으로 영상으로 유명한 곳이니, 한번 둘러보고 싶었던것뿐.
부산에서 벽화마을을 흔히 찾아볼수도 없을 뿐더러,
몇년전 용호마을도 사라져 "옛모습"을 담을수 없는 아쉬움에
관심이 갔을뿐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불편하게 만들었는지
말한마디에, 눈빛에,
다 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느정도 느낄수 있었다.
최소한의 배려가.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는.. 순간이 되길 바라며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