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혼자 여행을 할 때마다 가장 불편한 점은 숙소 문제였다.
형편이 넉넉하면 까이꺼 호텔로 직행하면 되겠지만 사실 그건 돈문제 보다는 여행의 묘미가 떨어진다는 점에서도 원치않는 일이고
그래서 결국 여관이나 모텔에 갈라치면 몇번씩 위아래를 훑어보며 '혼자예요?' 하는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헌데 이번 올레길에 가장 반가운 일은 그런 숙소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다는 점이다.
외국에서야 게스트 하우스 찾는게 흔한 일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서울과 일부 지역에만 또한 대부분 외국인 상대였으니
그야말로 그림의 떡 아니던가...
이번 일정의 반 이상을 묶게 된 이곳 둥지황토 마을에서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밤이면 밤마다 안마당에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술잔을 부딪치며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길을 나선 내겐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덕분에 다음 게스트 하우스를 어디로 정할지도 결정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스머프마을에 있을법한 버섯모양의 집들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