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보문단지에서 저녁식사를 하고선 네비게이션에서 마우나오션리조트를 검색했더니 무려 33km 이상 가야 한단다.

지도로 찾아봤더니 경주와 울산의 경계점 부근,

7번 국도를 타고 울산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도 경계를 넘어서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동대산으로 지방도가 이어져 있다.

행정구역이 사실 경주이지 지명이 무색할 정도로 많이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깜깜한 밤, 울산의 농소동에서 이어지는 지방도로 들어서자 구불구불 시속 40km도 낼 수 없는 고갯길이 4km 정도 리조트까지 이어졌다.

거의 한 시간 걸려 리조트에 도착, 동해안 바닷가 따라 달려온 휴가 둘째 날을 마감했다.

날이 밝자 리조트는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있음을 알게 해준다.

마우나리조트의 객실은 단독형과 빌라형 두가지, 우리에게 배정된 객실은 빌라형 4층, 조망하기에 좋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리조트는 아마도 골프장을 위해 만들어진 듯 했다. 마우나코스와 오션코스로 이름 붙여진 18홀의 코스가 바로 아래 내려다보이고,

리조트 입구쪽엔 9홀의 '우리골프클럽'이 자리하고 있다.

골프장 외에 수영장이 있었지만 인혜만 오전에 잠시 갔다왔고 윤덕이와 윤홍인 더운데 밖에 왜 나가냐고 하면서 하루 종일 콘도에 머물렀다.

휴가를 나왔기에 진짜 휴식을 즐긴 셈이다.
그렇지만 먼 경주까지 와서 방에만 머무를 수는 없는 일,

태양의 열기가 식어갈 즈음 해수욕도 하고 양남성당에서 토요특전미사에도 참석하기 위해 리조트를 나섰다.

리조트에서 동해안 쪽 숲으로 나 있는 길 따라 내려갔더니 양남면의 관성해수욕장으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방향을 빠꿔 더 북쪽에 있는 감포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저녁미사가 가까운 양남성당에서는 없고 감포공소에서 가능한 때문이었다.

양북면에 있는 감포는 어항이 있어 해수욕장보다는 경주로 나들이를 한 사람들이 생선회를 즐기러 많이 찾아드는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해수욕객들도 많지 않고 또 저녁 6시쯤이라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있었다.

깔끔한 샤워시설도 주변에 보이지 않았고 바닷가에는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어 해변에서 놀기엔 그다지 좋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사람들도 별로 없고 태양이 서쪽 하늘로 넘어갈 즈음이라 덥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는 괜찮은 편이었다.

아이들은 조금 멀리 떨어진 바위섬까지 헤엄쳐 가고 오기를 반복하며 서로의 수영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얕은 물속에서 장난도 치면서 한 시간쯤 놀고선,

저녁미사시간에 맞추어 감포공소로 가기 위해 감포바다와의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감포중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감포공소는 작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덕에 감포항구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바라다 보이는 횟집타운에서는 여름여행을 나선 손님들을 기다리며 하나 둘 불을 밝히고 있었다.

감포공소는 워낙 시골이라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고 양남성당에서 오신 신부님을 돕는 몇몇 동네 교우분들만 눈에 띄었다.

한 시간쯤 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더니 먼 바다는 깜깜한 어둠에 잠겨 있고 횟집타운의 네온사인들만 항구를 비춰주고 있었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갈까 하다가 경주시내를 들리기로 했다. 그 유명한 황남빵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황남빵 가게는 오직 하나, 맛과 멋 전통을 지키려는 주인의 고집으로 체인점이 없고 상호도 그냥 '황남빵'이다.
황남동에 살던 최영화라는 사람이 조상 대대로 집안에서 빚어 먹던 떡을 개발하여 1939년부터 만들어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