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5년 창건된 절이고, 단풍의 명소라고 하는 조잣코지(常寂光寺).

노노미야진자에서 걸어서 가기엔 조금 시간이 걸리는 곳에 있었다.

날도 꽤 더웠지만, 워낙 예쁜 동네라서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데

전혀 심심하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책자에 설명이 너무 없는 듯해서 검색을 해보니,

조용한 절의 모습이 덴다이 사토(신불이 사는 곳) 중 하나인

조잣코도(常寂光土)를 생각나게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조잣코도는 토라님 설명에 의하면,

 '항상 변하지 않는 광명의 세계’라는 뜻으로,

부처님이 머무는 진리의 세계나, 빛나는 마음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드디어 도착한 조잣코지(常寂光寺).

우리가 도착했을 즈음에 한 무리의 관광객도 함께 도착했다.

골든 위크에 조용히 즐기고자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로구나, 라고 느꼈던 순간.

들어가야하는거야, 라고 순간 고민이 되기도 했더랬다.

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을 생각하니, 망설여진 것.

하지만 힘들게 왔으니 들어가야겠지!

입장료 300엔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발을 내디딘 순간, 친구와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야 말았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단풍나무로 만들어진 길이 유명하다고는 했지만 실제로 그 자리에 서니,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사진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그런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자그마한 절인 줄 알았는데, 들어간 그 분들은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겠더라는. ㅋ

정말 제대로 그 안을 돌아다닐 수가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는 길 왼편에 문이 있어 들어갔더니,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 해주는게 좋을 듯했고,

많은 이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좀 필요했고.

잠시 경치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다.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놓여있었던 공간. 

 잠시 쉰 후, 천천히 절 내부를 구경했다.

갈새나 참억새 등을 이어 만든 일본 가옥 지붕 구조 중 하나인 가야부키 인왕문.

암튼, 독특한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소박한 느낌도 있었고.

굉장히 신기했던 것.

우리나라 짚신을 매달아놓은 것 같았다. ㅋ

이곳에서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옛물건을 보는 듯해서 반가웠다고나 할까?

일본 사람들의 전통 신발은 '게다'가 아니었던가.

짚신처럼 생긴 이 물건의 용도가 급궁금해졌다.

본격적으로 절 내부를 둘러보는 길.

이끼와 나무로 둘러싸인 계단은 오르기도 전에 감탄사 흘러나오는 건 자동.

이곳을 둘러보면, 어디 하나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끼와 울창한 나무로 뒤덮힌 곳이어서 신비로움 마저 느껴졌을 정도.

 내부를 둘러보는 길은 오르막이었는데,

왼쪽 또는 오른쪽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방향은 왼쪽으로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내려오기.

 뿌리가 드러난 나무와 잘려나간 나무에게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다. 

 드디어 본당이 있는 곳에 도착한 듯.

늘 그렇듯이 깔끔하게 정비가 된 길이 있었다.

한쪽엔 종이 있었다.

그 또한 절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 같았다. 

 조금더 올라가보면 시내를 내려다볼 수가 있다.

나무에 시야가 가려 아주 탁 틔인 전망은 아니지만,

땀 뻘뻘 흘려가며 오른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꽤 훌륭했다.

 이 길은 우리가 올라온 계단.

꽤 경사가 있는 계단이었지만,

높은 곳은 무조건 올라가봐야 하는 우리의 성격상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다.

땀 흘려 올라간 곳 풍경 또한 아름다웠으니 이곳의 아름다움은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거의 제일 높은 곳에 도착했는데, 자그마한 연못이 있는 자연스럽고 소담한 정원을 만났다.

저 멀리 대나무도 보이고 맑은 물이 있던 곳.

 약간은 높은 곳에 자그마한 탑도 있었다.

걸터앉을 곳이 있어 지친 다리를 쉬어줄 겸 앉아서 주변 경관을 살펴보는데,

정말이지 한없이 한량이 되어 술 한 잔 가볍게 하며 즐기고 싶어졌을 정도였다.

아. 아름답다.

이 말은 이제 자동.

 연못 한 귀퉁이에 있던 자그마한 탑.

세월의 흔적으로 이끼로 살짝 덮혀있는 모습에 눈길이 더 갔다.

 우리가 걸터앉아 있던 곳과 연결된 건물.

찾는 이가 거의 없어서 참 조용했던 곳이었다.

 저 멀리 대나무 숲은 '아라시야마에 있는 곳이에요~'라고 알려주는 듯.

충분히 쉬어주고 다시 사찰 내부를 돌아다녔다.

우리가 온 길의 반대편에 있던 계단.

 이 탑이 사찰에서 유명한 다보탑이다.

히와다부키(노송나무 껍질로 이어 만든 지붕) 형식의 탑이란다.

에도 시대의 건축물로 모모야마 양식을 보여준다고.

지난 번부터 언급된 모모야마 양식에 대해서 궁금해져 검색해보기.

모모야마 시대의 건축양식을 이르는 말로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래 정치적 통합을 이룬 시대의 양식이라 한다.

 잠시 멀리서 봤던 종.

가까이에서 보니 세월의 흔적이 더 길어보였다.

이 종도 요즘에 때가 되면 사용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금은 화장실로 가는 길. ㅋㅋ

양쪽 길가가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급해서 들어갈 땐 주위를 살펴보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오면서는 제대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듯. ㅎ

역시 깔끔한 일본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지만, 일본 냄새 물씬 풍기는 건물도 있었다.

 올라온 길의 맞은 편 길이다.

이곳 역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고, 자연과 하나된 곳이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 사찰의 아름다움을 어찌 사진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자연과 함께 살아숨쉬는 듯한 곳.

이 나무들이 가을에 붉게 물들면 또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돌로 깔끔하게 정비된 곳을 즈려밟고 지나가는 기분이란.

이곳은 어쩌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살짝 돌아간 곳인지도 모르겠다.

 그날의 아름다운 하늘을 마지막으로 담고 조잣코지를 나왔다.

다른 곳도 둘러봐야 하니깐 말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