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빅의 원주민인 아이따족 마을에 갔다.
이곳 숲속 마을엔 아직도 제법 많은 원주민들이 나름의 부락을 이루면서 살고 있다한다.
본래 이들이 살던 곳은 훨씬 더 밀림이 우거진 오지였는데 이들도 조금씩 문명을 접하면서 극단적인 불편함은 피하고 있는 듯했다. 사실 이 마을은 전기도 들어오고 이곳의 구멍가게인 사리사리도 있긴 했지만 아직 문명의 혜택과는 먼듯한 소박하고 평화로움이 곳곳에 베어 있어서 참 좋아보였다. 그러나 그마저 가진자의 오만함으로 여겨질까 사실 조심스럽기도 하다.
내 바로 옆에 있는 남녀분은 부부사이인데 여자분이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다..
이들의 결혼 시스템을 알 순 없지만 이곳에선 친족간의 결혼이 별다른 장애는 없다한다.
양 옆의 남자분 둘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식사준비를 하는 동안 저 여자분은 한가롭게 앉아 다른 사람들과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식사 준비가 끝나자 안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식사를 하는 걸 보면서 아주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 ^
이곳에 전기가 공급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한다.. 허나 아마도 문명의 홍수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흡수될 것도 같다. 이미 마을 입구까지 포장된 도로가 깔려 있어서 자동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고 실제로 우리도 택시로 이 안까지 들어갈 수가 있었다. 이곳에서 우연히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국제전화의 감도도 아주 굿이었다. ^ ^
두리안과 모양이 아주 비슷한 잭푸릇이라는 과일이다.
이 과일은 요리용으로 더 많이 쓰이는 듯 싶다.
다른 야채들과 볶아 요리하면 버섯과 콩 단백질같은 맛이 나는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닭싸움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만 들었는데 이 마을에서 우연히 닭싸움 현장을 구경하게 되었다. 헌데 닭의 자태를 보니 그들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졌다.
야생 자몽나무.. 와우 나의 감탄소리에 즉석에서 원주민 아저씨가 하나 따주었다.
얼마나 흐뭇하던지 행여 누가 뺏어갈 새라 내내 안고 다녔다..
저위 사진에 증거물이 남아있다 . ㅋ
주변에 널려있는 대나무로 즉석 밥솥을 만들어 천연 죽통밥을 짓고 있는 아저씨..
밥 담당인 이 아저씨는 아주 열심히 정성스럽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 ^
반찬 담당인 아저씨는 좀 여유롭다. 밥은 골고루 익히기 위해 적당히 뒤집기도 해주고 불을 조절해주고 해야 하는데 죽통안에 물과 닭고기를 넣고 안에 육수가 흐르지 않게 세워놓고 불을 때주고 있는 아저씨.. 천연 죽통 닭도리탕 요리중..
밥이 다 되면 긴 대나무를 반으로 갈라 그 안에 있는 맛있게 된 밥을 즉석 식기인 바나나 잎에 쏟아놓는다.. 아저씨가 대나무를 가르기전에 라이스 케익 같다고 내게 강조를 하더니 정말 모양이 근사했다.
드디어 밥과 반찬이 완성이 되었다..
밥과 닭고기를 적당히 비벼서 손으로 먹는데 그 맛이 참 일품이었다.
그러나 이들도 이제는 가끔 외지인을 위해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벤트를 보여주는 듯 싶다.
나머지 요리는 안주인이 부엌에서 한다음에 아이들과 여자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세월이 더 흐르면 이마저 점점 사라지는게 아닐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