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을 정해 '착한 여행'을 했던 전과는 달리
공정여행 편은 따로 정리를 했습니다.
일단 여행기가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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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따른다고 생각된다'고 한지 한시간만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한지 두시간만에
스페인에 도착한지 열두시간만에
집 떠난지 이틀만에
심지어 내 것도 아닌 카메라를 도둑맞았다.
Arc de Triomf 앞의 의자에 앉아있다가 말을 걸어온 자전거 탄 남자.
말 몇마디를 하다가 다른 남자가 카메라만 냅다 롸빙. 여자분이 가르쳐줬는데, 한때는 그녀까지도 의심이 들었다.
마치 캐리어가 훔쳐간 양 꾹꾹 누르고 화내며 까딸루냐까지 왔다.
보험에 물으니 신고 리포트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지하의 경찰서(mossos d'esguadra)까지 와서는 capital letter 장성.
뭔가를 잃어버리고 온 사람들만 만나는 경찰서의 사람들은,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표정들이 밝지 않다.
다양한 인종의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조합들이
무언가를 잃고 허망하되 차분하게 앉아있다.
어렵다, 보다는 불가능하다,에 가까울 것을 알고 있지만
보험이라든지 혹은 '드물게' 혹시나 하는 희망에 이곳에 모인 분실자들.
꼭 그것들에 배신을 당한 듯, 또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어리광이라도 부리듯,
이 좋은 계절, 스페인하고도 바르셀로나, 구 시가 한복판 까딸루냐 광장의 지하에까지 내려와
간단한 질문 몇개에 각자의 상실감들을 채워넣는다.
여권,이었다면?
현금과 카드가 든 지갑, 이었다면?
그토록 사랑하는 캐리어,였다면?
혹은
여행의 마지막날 벌어진 일이라면?
모든 일정과 기록이 가득한 마지막날의 노트, 였다면?
갚자, 카메라야 갚으면 되고, 그 안의 몇장의 사진이야
기억,하면 되고.
그래놓고는 람블라거리 ARPI에서 냅다 똑딱이 지른
그리고는 다음 여행에도 똑딱이 들고가야지, 결심하고있는
고집이라곤 줘버릴래도 없는 팔랑팔랑 여행자;;
설마 저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광장이 나오겠어?
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람블라거리를 헤매다헤매다
수없이 지나친 바로 그 골목 속에 펼쳐진 레이알광장
카메라 분실에 경찰서 리포트 작성, 레이알 쁠라체 찾기에 지쳐서는
에라모르겠다
카페에 앉아 '비키크리스니타바르셀로나' 시청ㅋ
무언가를 잃어야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냉혹하고도 관대한 바르셀로나의 첫 밤
레이알 광장에서 퓽퓽 쏘아올리는 파랗고 반짝이는 장난감들을 배경으로 하몽과 올리브에 소주를 먹다 만난
그라나다 출신의 레스토랑 주방장 겸 5개국어를 한다고 주장하는 가이드 카를로스씨(내가 이 이름일 줄 알았어)
경찰차가 그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와 분수를 돌며 적발하려는 범법자가 바로 나같은 노상취객;이라는 걸 알려주며
레이알에서 유독 많이 끌려간다-_-고 친절히 알려주기까지ㅎ
무엇을,
잃어버렸나요?
What she lost is not only Camera.
모든 이들이 기원을 말하는 밤이 있다. 나는 왜 친숙한 곳으로부터 떠나왔는가,를 얘기하다보면
그곳에서 내가 견딜 수 없던 무엇, 더 이상은 나를 머물지 못하게 하는 그 이유에 대해 말하게 되는 것이다.
원대하고 거룩했던 첫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까다로움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랄지,
이렇게라도 감추려던 옹졸함을 내보이게 된달지 하는 결과로 끝을 맺는다.
카불호스텔의 룸메이트는 브라질의 두 아가씨. 그 중 샌드라는 확실히 내 인형과 네임카드에 감동한 것 같다.
'important meaning to me'라고 말하고는, 침대 아래 쌓인 1회용품들에 대해 didn't think, now I'll think라고 덧붙였다.
생각해주는 것, 잠깐이라도 그렇게 관심가져주는 것,
그게 내 여행의 목표다.
레이알광장의 밤은, 경찰차 등장에 소주를 감춰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굉장히 역동적이다.
사람을 날리고 뒤짚는 브라질리언 댄스(?)팀도, 짝짝이 들고 플라멩코를 추는 아저씨도,
분장은 삐에로인데 츄리닝을 입은 '얼굴만 삐에로'도, 모두모두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있다.
신기하게도, 와인이나 상그리아 일색일 것 같은 바르셀로나의 밤엔 사람들이 맥주를 마신다.
여행자여서일까, 싶다가도, 낮이고 밤이고 맥주를 마시는 전지구인;들이니까,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http://blog.naver.com/minsoism/150088677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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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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