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9일부터 6월 20일까지의 여행기입니다.
스페인과 튀니지, 모로코를 다녀왔구요
이탈리아의 시칠리를 살짜쿵 경유하였습니다
Let's get it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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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고 깨고, 몇번이고 잠들고, 여러번 목이 아프고, 더 많이 엉덩이가 배기고, 그렇게 몇시간을 잤던건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땐 중앙의 스크린에서 요리사(캐서린 제타존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영화가 나오느라
'Time since depature', 'Local time' 같은 게 나오질 않는다.
승객들을 태우고 밥을 먹인다. 밥을 먹은 승객들은 온유해지고 졸려한다.
적당히 지루한 드라마영화 한편. 영화가 끝나고 배가 고픈 승객들이 초조해지면 다시 밥을 먹여 재운다.
이것이 비행기와 승무원과 기내식의 알고리즘.
짐이 무거워요 -_- 중국을 넘어 센 발음이 많은 지명 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를 봤을 때 나는
이 여행의 첫번째 두려움을 느꼈다.
다시, 길이라는 것, 이번엔 혼자라는 것. 아무도 대신 결정해주지 않는다는 것.
10.1Kg 호피무늬캐리어의 기내반입은 허무할만큼 쉬웠다.
캐리어에 배낭, 손가방, 카메라, 넷북에 허덕허덕 대다보니 어느새 패스.
기내반입 어쩌고의 문제보다, 여튼 갯수가 많으니 어찌나 귀찮고 불편한지.
이전까지는 뭐든 화물로 슝 부치고 카메라와 노트 한권 들고 얼마나 편하게 다녔던지.
떠남의 빈 자리에는 늘 그가 있다.
나는 너에게 나를 담아 그를 떠나왔다.
떠나온 자리엔 늘 네가 우두커니 서있다.
나를 보지 않는다, 내게 손 흔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자꾸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나서
돌아보고, 다시 돌아..보았다, 나는.
또 이런다, 정신 못차리고. 당연히 티켓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_-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밤버스를 못탈 뻔... 기적적으로 맨 뒷자리 구석 좌석이 나고
00:15을 01:15로 알았던 멍청이 1人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extra seat이 있는지 물어보길 천만다행
외워두자, 우노(1), 도스(2), 뜨레스(3), 주아뜨로(4), 씽꼬(5)
여튼 캔슬해준 누군가에게 감사를. 그라시아스.
또 한명, 감사해야할 스페인 청년, 이름도 모르는.
친구 배웅하러 왔다가 뚤레뚤레 갈 곳 잃은 동양인 여행자를 위해 티켓도 봐주고 기사님께 직접 물어봐주기까지!
혹시나..라는 생각이 스멀댈 때, 굿럭,을 외치며 에스컬레이터로 총총 사라진 스페인 남자.
그라시아스, 당신 덕분에 스페인, 느낌이 좋아요. 무조건 경계하고 의심하려던 내 마음이 어느정도 해제된 느낌.
로시엔또.
양반다리.. 완전 편리하고 다리고 안 붓고ㅎ 덕분에 잘자고 컨디션 회복.
시차야, 어차피 한국 시차와는 반대로 지낸 며칠이 있으니 그닥 문제될 게 없을 듯..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바르셀로나 지도와 커피 한잔.
배를 둥그렇게 내놓고 두겹의 턱에 기대 차렷, 자세로 자는 스페인의 아저씨들.
귀여워, 어찌 저리 동그랗지? ㅋ
운이 따른다고 생각된다.
어찌나 힘이 되는지,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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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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