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9

울릉공 키야마 투어

실로 오랜만에 갖게되는 쉬는 날이다. 돈에 미친것도 아닌데 마음이 약한탓에(?) 사장이 매주 쉬는날마다 전화해서 잠깐만 나와서 일해달라고 하는 부탁을 거절못하고 매일같이 일을 하다가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이었다.
 

오랜만에 시드니에 놀러온 U양과 함께 울릉공 키야마 투어에 나섰다. 새벽같이 일어나 서둘러 트레인역으로 향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쳐버리고 급 방향을 선회해 이스트우드로 가기로 했다. 당연히 이스트우드에서도 픽업을 할줄 알았는데 이번 투어는 이스트우드 픽업이 없다는 말에 다시 서둘러 스트라까지 가야했다.

못갈경우 환불도 안되는 정책때문에 염통이 쫄깃해짐을 느끼며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다행히 하늘이 도와서..혼스비역까지 가서 혼스비역에서 스트라까지 가는 것을 타기로 한건데 혼스비역에 내리니 바로 트레인이 오고 특급열차로 3~4역만 정차하는 그냥 limited도 나니 완전 express를 탄것이었다. 결국 늦지않게 스트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작은 승합차에 올라 울릉공으로 향했다. 한국 교민 2만명이 거주한다는 스트라에 대한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울릉공으로 향하는 길...말끝을 엄청 낮추시며 이야기하시는 가이드 분의 말투가 어찌나 웃긴지 금방 중독되어 나또한 따라하게 되었다.

그 말투에 외려 멀미가 난다는 U양은 그대로 잠이들어 버렸다. 산밑에 내려 산정상으로 등산하는 것과는 달리 산정상까지 난 도로를 따라 정상 Sublime Point까지 한번에 자동차로 이동했다. Sublime Point에 도착해 차를 세우니 바로 앞으로 커피를 파는 트럭이 보였다.

매일같이 카페에서 한잔씩 마시는게 버릇이 되어버려 아침에 커피를 마셔주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듯했다. 하지만 그곳에 정차하는 시간이 충분치 않아 그냥 입맛만 다시고 파란하늘 밑의 울릉공 시내 경치를 구경하게 되었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옆의 울릉공 모습은 공업도시가 아니라 한적한 어촌마을을 보는 듯했다. 호주에서 9번째인가 8번째로 큰 공업도시라는 울릉공...특이하게 2차 산업이 거의 발전하지 않은 호주에서 몇안되는 공업도시라 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대부분의 공산품을 자국생산하지 않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이유가 호주의 자연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라는 얘기를 듣고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했다.

옛날 환경 경제학을 잠깐 배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에게 환경이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얄팍하게나마 알고 있는 나로서는 대단하다 느끼면서도 굳이 2차 산업의 발달없이도 경제성장을 이루어낼수 있는 호주의 막강한 자원과 환경이 부러웠고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아둥바둥 국토가 어찌되었든 발전만 이루고 보자는식의 생각을 가진 대한민국이 안타까웠다.

한편으론 많이 얄미웠다. 결국 자기들은 깨끗하게 살겠다는거 아닌가....남들은 더러워지고....쳇..
 

일일투어를 통해 함께 하루동안 여행할 같이 투어단에는 우리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다. 지금 뉴질랜드에 여행오신 울 부모님들도 그냥 국적기로 항공만 끊어놓고 이렇게 같이 여행다녔으면 좋았을텐데..하는 후회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뭐 어차피 엎질러진 물...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바위 사이에서 파도가 쳐서 솟구치는 키야마에 도착했다. 이미 뉴질랜드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이라 큰 관심없이 그냥 바닷가에서 사진찍기에 바빴다. 가이드가 몇시까지 오라며 시간을 배정해주곤 했는데 너무 짧은 시간만 줘서 충분히 즐길 여유도 없이 사진찍다 서둘러 차로 돌아가고 그렇게 일정을 움직였다.

시티 돌아가는 시간을 늦춰서라도 좋으니 시간을 넉넉히 줬으면 좋으련만...

키야마의 해변가에서 다시 차로 시내까지 잠깐 이동해서 점심시간을 가졌다. 투어하며 같이 인사한 분과 세명이서 마침 화요일 도미노 피자 할인기회를 놓치지 않고 피자두판을 골라 근처 해변가 공원에서 앉아 점심을 해결했다.
 

그전에 갔던 두곳보다도 오히려 여유롭게 공원에 앉아 쉬었던 그 시간이 더 즐거웠고 행복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에 올라 시드니 근교의 호주내 가장 큰 절로 향했다. 호주까지와서 왜 절까지 가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투어에 포함된거라고 하니....
 

절에는 그닥 관심은 없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찍는 맛에 열심히 돌아다녔다. 자금성의 축소판이라나.....자금성을 이미 다녀온 나에게는 택도 없는 말!

그냥 축소판이 아니라 미니어처라면 모를까.....진짜 자금성은 대~박!

그렇게 일일투어를 마치고 시티로 돌아가는 길....일정이 빡빡한 것도 아니었는데 모두들 실신상태로...그리고 U양과의 마지막 하루...나중에 한국가면 꼭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