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에 집을 나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양덕원으로 발걸음~ 골목길 탐험에 나섰다.
원래 골목길에 관심이 많은지라 무너질 듯한 오래된 벽사이로 난 골목길을 꼭 한번 걸어 보고 싶었던지라...
난, 해외여행중 유럽의 고도에서 좁디 좁은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늘 행복에 빠지곤 했었는데..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도시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온몸으로 느껴지는 짜릿함이란...
골목길의 매력을 놓치지 않으려 혼자서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바삐 돌아다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은 갈길 바쁜 여행가가 아닌 여유로운 산책가가 되어 골목길을 슬렁슬렁 구경하며 셔터를 눌렀다.
예상대로 골목길은 오랜 세월 이 길을 지나다녔던 사람들의 삶과 추억,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네.^ ^
길게 늘어진 양덕원의 중심가는 도심 재개발도 비켜간 듯 고풍스럽기만...
60년대 말 양덕원에서 군생활을 했었다는 동네 이웃분의
"그때 그시절과 하나도 변한게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옛 모습을 간직한 삐뚤빼뚤 이골목 저골목길을 따라 다녀보니 좁은 길에도 흐름이 있는가 싶다.
인기척 없는 시골집들의 인적없는 이 외딴길을 혼자 걷다가 보니 동네 떠돌이개도 만나고...
깊고 오묘한 골목안 세상은 모퉁이의 돌멩이 하나, 골목을 메우는 벽돌 하나에 이르기까지
우리네의 삶이 있고 희노애락이 담겨 애잔한 골목길 풍경을 자아내 길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골 풍경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해질녘이라네. 양덕원의 골목길 풍경을 담고 우리 동네로 접어드니...
집집마다 불을 지피는 연기가 솔솔~ 된장찌개 끓이는 냄새가 퍼지고~ 동네 개들은 인기척에 멍멍 짓고~
밭일을 마치고 돌아온 지아비를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포근한 아낙네의 마음이 골목어귀까지 전해진다.^ ^
모이를 쪼아먹고 있는 동네 닭들의 모습도 정겹다. 매일 따근 따끈한 건강 달걀을 주인에게 선사.^ ^
언제봐도 얼굴이 선하여 기분이 좋아지는 청국장 할머니댁의 '다솜이'
장독 위에 앉아 있는 이장님댁 집고양이 '코코'의 자태가 우아하고 요염!
난, 골목길을 걸으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의 삶을 함께 공유하는 기분이 들어 참~ 좋다.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낡은 골목길의 아름다움과 가치도 재발견하게 되고...
옛 추억을 되살리며 또 다른 삶의 위안도 얻고...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함이 더 절감하게 되고...
언제 짬을 내서 서울 피맛길, 북촌 한옥마을 등 '골목길 명소'를 찾아 나서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