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딩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앞, 무거운 선택의 갈림길에서..
신들의 고향이라는 야딩을 처음부터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이라면 처음부터 이 여행에 동승하지도 않았을테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그 길 위에 서 보고 싶은 마음..
그건 좁은 길 위에 서 본 사람만이 안다.
길이 하나밖에 없을 때는 그 길을 따라가면 되지만..
길이 막히거나 두 갈래로 나뉘어 진다면
결국 선택은 길 가는 사람의 몫이다.
매일.. 끝없는 선택의 연속..연속..연속...
동티벳에 발을 내딛었으니 언제든 야딩에 닿을 것이라는 희망에 들떠
외딴 산골 마을의 기사식당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들여 지지 않은 거친 광할한 환경속에서
필요한 만큼만 자연을 길들이고 사는 사람들..
주유소에 들렀다.
아래로 길게 늘어진 주유호스로 기름을 채우고 있는 힘껏 손을 뻣어
계산을 하는 재미있는 주유소..
먼지를 뽀얗게 덮어쓴 바이크 총각의 머리를 보는 순간..
남 일이 아니다...
뭐라고 써 놓은 담방 아래 글 귀는..아마도 불조심?
이 마을에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가야할 길이 공사중으로 막혔다는 것.
더 놀라운 소식은..
루구호에서 우리가 하루 넘게 꼬박 달려온 그 거리를 경운기로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다네????!!
지도에도 없는 길 위로 누군가 경운기 타고 세시간 걸려 왔다는데..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 지..그것이 문제였다.
어차피 막힌 길을 뚫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제 하루 온 길을 그대로 다시 타고 루구호로 돌아 가거나...
아님 이 사람들의 말을 믿고 세시간만에 다시 루구호로 닿는 길을 가거나..
선택은 장족 가이드 한명과 함께 안 가본 길을 따라 루구호로 되돌아 가는 것.
고민과 선택과 결정이 나올 때까지..
어떤 이들은 납덩이처럼 무거운 시간을 세고 있는 동안,
이 모든 상황이 아랑곳없는 아낙들은 낯선 동네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키언니는 라마승과 진중한 대화 중..
유유 발랄한 인경부인은 경운기 실습 중~~ ^^
버스 정류장 앞의 느긋한 사람들..
버스가 오긴 왔는데..
사람 태운 이 버스는 당췌 떠날 생각이 없는 듯..
어쨌든, 우리는 키 큰 장족 총각과 함께 이 길로 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