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전
묘제와 더불어
묘소를 정리한다.
요즘은
벌초 대행이 생겨 나면서
동남아 사람들이
벌초를 한다는데??
아마도
산소에 계시는 조상님께서
‘니 누고?’ 할 판이다.
집집마다
벌초할 사람이 없다.
지난번 메스컴에
산 짐승들이
묘소를 훼손하는 바람에
봉분에 시멘트로
발라 놓았다는 것을 보고
다들
한다는 이야기가
‘와~벌초 걱정 안해도 되겠네’
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벌초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리라.
귀농한 친구는
선산에
제초기 매고 올라가
8기를
혼자 다 한다고 하는데
우린 열 댓명이
제초기 4대를 돌려도 헥헥 거린다.
주말에
운동 한답시고
일주일에 한번
산에 오르는 게 다 인지라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해마다 체력이 떨어진다)
어르신들 따라오셔서
이 나무도 베고
저 나무도 베도 하시며
연신
감독(?)역할에 충실하시고
우린
비지땀을 흘리며
벌초와
벌목을
한나절 해야 하는 것이다.
‘제초기 없을땐 낫으로만 이틀동안...’
매년 똑같은
말씀을 하시는
칠순 가까운 아제를 보면서
참 고생
많이 하셨다는 생각뿐.
우리 어릴 땐
늘 나무하러 다녔기에
산에 나무가
지금 정도로 많지 않았고
소나 염소를
늘 풀어놔서
풀도 많이 자랄 수도 없었다.
매일
학교 갔다오면
소꼴 부터
한망태기 해놓고
놀러가는 시절에
낫질은
도가 텄었고
잔대가리는 돌아가는지라
벌초 시즌 땐
소들을
집중적으로
선산에 풀어놔서
잡풀제거를 말끔히 했었다.
민둥산이
언제부터 이렇게 우거져
멧돼지 걱정하는
나라가 됐는지 모르지만
우리
어릴 땐
멧돼지가
살기 힘든
민둥산 환경이라
벌초 걱정이
조금 덜했을지도 모른다.
명절이 다가 온다.
.
.
.
여자는 음식걱정
남자는 벌초걱정
이것이
우리의 명절인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