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개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아들은 목 놓아 울며 슬퍼했답니다.

잠시 후 죽은 개를 집 뒤뜰에 묻어주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아들 편을 들지만

아버지와 딸은 반대를 하고 나섰답니다.

가족들은 이 문제로 옥신각신 하다가 현명한 랍비를 찾아갔답니다.

가족들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현명한 랍비는

한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들려주며 판단을 내려보라고 했습니다.

오래 전 한 농가에 농부네 가족과 같이 지낸 개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특히 농부의 아들이 개와 함께 자랐기에 개에게 더 사랑을 쏟았었답니다.

어느 날, 농부의 가족들은 집을 비우게 되었고,

혼자 남은 개가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뱀이 나타나 우유 통 속으로 기어들어가

통 속 우유에 뱀의 독이 퍼졌답니다.

얼마 후 농부의 가족이 돌아왔는데 개가 크게 짖어대기만 해서 이상하다 생각했답니다.

농부의 아내가 개를 밀어내고 우유를 컵에 따라 아들에게 주자

개는 더 무섭게 짖다가 껑충 뛰어올라 우유 컵을 바닥에 떨어뜨리도록 했답니다.

바닥에 흘린 우유를 핥아먹던 개는 쓰러져서는 숨을 거두었고

개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된 농부의 가족들은

슬퍼하며 가족의 목숨을 구해 준 개를 마당에 묻어주었답니다.

랍비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아버지는

랍비를 통해 동물도 사랑을 느끼고, 사람과 정을 나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아들의 슬픔을 이해하며 죽은 개를 뒤뜰에 묻어 주었답니다.

역시 이번에도 호연이와 엄마가 번갈아가며

책을 한 페이지씩 읽고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답니다.

처음엔 글밥이 많아 어려울 것 같다며 하기 싫어했던 호연이였지만

첫 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이 생겼는지

두 번째 이야기도 술술 문제없이 읽어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빨리 읽기를 끝내려는 마음에 급히 읽다가 실수를 하기도 했네요...ㅎ

이야기를 모두 읽은 후,

호연이와 엄마는 이야기에 대해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호연아, 너도 전에 강아지 한 마리 있었음 좋겠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호연이랑 강아지가 행복하게 잘 살다가

어느 날 이 책 속의 개처럼 강아지가 죽으면 호연이는 기분이 어떨것 같아?

  당연히 슬프지.

내가 좋아하는 강아지가 죽었는데 어떻게 기쁘겠어, 엄마?

  그래 맞아... 무지무지 슬플거야. 그치?

그런데, 주인 대신에 우유를 먹고 목숨을 잃은 개의 사랑도 참 대단하지만,

참 용감한 것 같아. 호연이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그 개가 용감하다고 생각도 하고 똑똑하다고 생각도 해.

왜냐하면 똑똑하니까 그 우유를 아들이 먹지 못하게 하고

또 자기가 먹고서 죽었지.

  웅~ 그렇네 정말~ 그렇게 생각을 한 걸 보면 똑똑한 것도 맞는 것 같아.

엄마는 그렇게 생각한 호연이가 더 똑똑한 것 같은걸! ㅎㅎ

그런데 만약 우리에게 강아지가 있고 그 강아지가 죽었다고 해봐.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책에서 처럼 뒷뜰에 묻어줄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할까?  

  그럼 우리 아파트 뒤쪽에 있는 수락산에 가서 묻어주면 되잖아.

그럼 우리가 수락산에 갈 때마다 강아지 무덤도 볼 수 있고 말야.

어때? 그러면 되겠지, 엄마?

  음... 그것도 한 방법이겠다.

근데 엄마는 벌써 강아지 한 마리 있어서 또 다른 강아지는 필요없어.

  엄마가 무슨 강아지가 있어? 멍멍거리는 소리도 안들리는데...

  ㅋ 엄마의 강아지는 바로 호연이 똥강아지지~ ㅎㅎ

엄마는 호연이 똥강아지를 아주아주 많이 사랑해!!!

  ㅎㅎ 나도 엄마 강아지를 사랑해~  

닭살돋는 대화지요? ㅋ

저도 어쩔 수 없는 도치맘이거든요~ㅎㅎ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는 활동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 뒷 편에는 '사랑'을 주제로 하여 글쓰기 활동을 하도록

표가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표를 미리 똑같이 워드로 타이프쳐서 프린트를 해놓았던 터라

프린트지에 호연이가 사랑하는 대상과 해주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엄마의 질문에 대답을 해가며 표를 채워간 호연이였습니다.

첫 번째 표를 완성한 후,

아래에는 사랑의 카드를 완성해보라고 했더니

유치원에서 친한 친구인 다호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서 제가 느낀 것이 하나 있답니다.  

사랑이라는 것...

그 누군가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우리 모두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할 때 보다 미워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동물들도 실천하는 그 사랑,

내가 가지고 있는 그 사랑을  

더 열심히 보여주고, 더 열심히 느끼게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