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어린이집에서 영흥도로 갯벌 체험장을 다녀온 후, 나로의 갯벌 생물 사랑은 더욱 커졌지요.

특히 말뚝망둥어는 자연관찰책에서 본 후로 "말뚝망둥어, 말뚝망둥어~" 입에 달고 살 정도로 관심을 많이 보였던 생물인데요,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동.생물을 실제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아이에게 학습적인 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도록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아빠와 시간이 맞아야 하는 것도 있고,

멀리 가는 건 일정이나 여행비용 계획을 잡아야 해서 계획만 잡다 미루게 되는 일도 잦은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것도 행운이고, 또 그런의미로 더 추워지기 전에 자주 들러야겠다! 마음 먹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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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끝으로 와닿는 미끌미끌 부드러운 갯벌의 느낌,

한 낮 가을 햇살에 데워진 바닷물의 느낌은 언제 느껴도 마음이 느긋해지는 것 같아 좋아요.

그 느낌을 아이도 느껴봤으면 했는지 짧은 반바지로 갈아 입혀주면서 아빠가 나로 신발을 벗겨줬는데 발이 그대로 땅에 붙어 덜덜덜,

게가 자기 발을 물것만 같은 공포를 느꼈는지 갯벌에서 나가겠다고 난리가 났어요.

역시, 아빠는 나로를 2% 모르는게,

원에서 갯벌 체험 같을 때도 맨발로 걷는 것에 공포를 느꼈다고 해서 일부러 크록스를 신겨 간건데

다짜고짜 벗겨 놓고 갯벌 안에 들여 놓으니 싫다고 난리가 날 수 밖에요.

나중에 차근차근 달리며 신발을 신으면 미끄럽지도 않고

게도 물지 못한다고 설명하니 "엄마, 이 신발을 신으면 게가 못물지~~~" 몇 번을 확인한 끝에 갯벌에 적응-

여기 저기 걸어보며 갯벌을 구경해요.

앗, 그 때 아빠가 새끼 망둥어를 발견했어요.

흰바지 입고 간 엄마한테 진흙물을 튀기면서 열심히 몰더니 결국 잡는데 성공-

사발면 그릇을 씻어 그 안에 망둥어를 넣어주고 나로에게 보여주었어요.

크기가 크진 않지만, 요렇게 생긴 망둥어가 꽤 많더라고요.

망둥어가 너무 작아서 나로한테 보여주고 놓아주고 또 잡아주고 놓아주고를 반복했어요.

놓아주는 역할은 나로의 몫~

그리고 이젠 아빠가 게를 잡아주기로 했어요.

나로는 사발면 그릇 들고 거의 앵벌이 포즈로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녔죠.

게도 아주 작죠?

그래도 옆으로 옆으로 어찌나 빠르게 숨고 도망을 가는지 잡는 손맛을 느끼며 아빠가 열심히 잡아줬어요.

나로도 슬슬 무서움을 버리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더라고요.

신발 벗고 바지 걷어 올리고 열심히 잡아주는 아빠의 모습에 엄마는 감동을 했는데

나로 역시 그랬나봐요.

물론, 나로아빤 뭐 잡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 성격이랍니다.

같이 외출 하면 잠자리, 사마귀, 여치, 메뚜기도 그렇게 잡아서 나로 보여주고 보내주고 하는 게 일이더니

갯벌에서도 그의 성향이 빛을 보네요.

그리고 30분쯤 되니 나로도 슬슬 용기가 생겨요.

작은 게를 손에 올려주겠다고 했더니 손을 뻗으며 용기를 내네요.

작은 게는 물지 않을거란 믿음이 생겼나봐요.

~_~

갯벌에서 노는 사이 아이가 꽤 용감해졌어요.

요렇게 보글보글 거품이 난 곳이나 구멍이 뚫린곳을 파면 운좋게 게가 나오는데요,

그걸 나로에게 알려줬어요.

그 때부터 구멍을 찾아다니며 갯벌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구멍을 쑤시고 파고 난리가 났죠.

너무 재미있어 하고 집중하고 있어서 사진 찍을테니 엄마를 보라는 말을 하기도 미안할 정도였죠.

이것 보세요, 카메라 좀 봐달라니까 아주 귀찮은 듯한 표정입니다.

ㅎㅎㅎㅎㅎ

우리집 두 남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면 이렇게 열심히에요.

역시 아빠는 아들에게 평생 좋은 벗이 된다는 말이 있던데 그 말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듬직한 두 사람♥

다 놀고 나온 후, 나로 얼굴이며 옷, 몸에는 진흙 투성이가 되었어요.

갯벌이 너무 말라서 땅을 파서 게를 잡는게 수월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엔 꼭, 모래놀이용 삽을 가지고 다시 찾자는 약속을 했지요.

나로가 갯벌에서 노는 동안 유모차에 바구니 안에서 기다리던 삼이에게 시원한 물도 주었어요.

(근데 너무 멀리준 거 아니냐, 삼이 목 기린 되겠다...;;;)

갯벌 체험장에서 1시간 조금 안되게 시간을 보내며 놀았는데요

처음엔 낯설어 하던 갯벌의 느낌도 이겨내고

게와 망둥어를 직접 만져보고 가까이서 보며 아이는 많은 것을 담았을 거 같아요.

또 아빠와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도 큰 의미가 있고요.

어떠한 도구도 없이 진흙을 파고 물을 차며 노는 일이지만 아이는 어떤 때보다 더 즐거워했어요.

역시 자연은 아이에게 늘 큰 선물이 되는 거 같아요.

서울에서도 오는 길이 쉽기 때문에 소래포구에 들르실 있으시면 소래습지생태공원에 가셔서 아이와 즐거운 갯벌 체험 어떠세요?

수도 시설도 되어 있어서 다 놀고 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거든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