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유학자도 머물다 간 명소, 가족 단위 피서지로 인기
지난 12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충북 괴산군 칠성면. 숨이 턱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쌍곡계곡으로 향하는 도로는 이른 아침부터 피서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차량들로 긴 행렬을 이뤘다. 계곡가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행락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텐트를 설치하며 한여름 쉼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기암절벽 사이로 맑은 물줄기가 흐르고, 송송한 노송들이 햇살을 가려주는 이곳은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그늘막 속 힐링 공간이다. 아이들은 시원한 물에서 물장구를 치고, 주변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여름 특유의 청량한 소리를 더한다. 이 계곡의 풍경은 마치 여름 한 폭의 풍경화처럼 느껴진다.
쌍곡계곡은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역사와도 맞닿아 있는 장소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이름난 유학자들이 머물렀던 풍류의 명소로, 그들의 사색이 깃든 고요한 정취가 지금도 계곡 깊숙이 스며 있다.
괴산에는 쌍곡계곡 외에도 ▲화양구곡 ▲선유구곡 등 맑은 물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구곡 명소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 각 구곡마다 특색 있는 풍광과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다양한 정취를 만날 수 있는 것이 괴산 여름 여행의 묘미다.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자연이 전해주는 청량함을 찾고 싶다면, 괴산의 계곡들은 여전히 답이 되는 곳이다.
충북｜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사등록시간: 2025-07-12 18:19: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