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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장감 속에 시작된 데뷔 쇼케이스 씨엘씨 멤버 오승희 손 최유진 장예은 장승연(왼쪽부터)이 18일 낮 12시 긴장된 표정으로 데뷔 쇼케이스에 앞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언론계·연예계 신인들의 '첫 만남'
동병상련. 오랜 기간 실력을 갈고닦은 실력파 그룹이라지만 데뷔 쇼케이스는 떨렸나 보다. 매일 실수를 연발해 선배들을 피곤하게 하는 인턴기자처럼 걸그룹 씨엘씨(CLC·오승희 최유진 장승연 장예은 손)는 신인 티를 팍팍 냈다.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첫 곡을 시작하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처지가 비슷해 오히려 정이 갈 정도였다.
18일 낮 12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홀에서 열린 씨엘씨 데뷔 쇼케이스 현장에 취재를 갔다. 이날 씨엘씨는 본 공연에 앞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위해 야외무대에 먼저 올랐다. 큰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멤버들은 밝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동시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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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키면 열심히' 신인의 자세 씨엘씨는 패기와 열정을 보이며 신인다운 면모를 보여 박수를 받았다. /임영무 기자 |
멤버들의 긴장은 버스킹에 이어 본 공연 초반까지 이어졌다. 무대 앞에도 긴장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 한 명이 있었다. 처음 쇼케이스 현장을 찾아 겁먹은 강아지 표정을 짓고 있는 인턴기자와 무대에는 떨고 있는 신인 가수라니, 이 무슨 얄궂은 만남이란 말인가.
씨엘씨는 쇼케이스 시작과 함께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열심히 준비한 실력이 나오지 않는 듯 혀를 날름거리곤 했다.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고 있으니 "기사 써야지, 아이템 찾아봐"라고 선배가 정신을 일깨운다. 또다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뭘 적어야 될까?' '어떻게 취재해야 할까?' 생각만 하다 버스킹이 끝났다.
언론계와 연예계, 똑같은 '신인'이지만 마음가짐은 다른 듯했다. 막막함에 정신을 놓고 있는 기자와 달리 씨엘씨는 의욕이 넘쳤다. 그들은 긴장된 가운데서도 쇼케이스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박지윤의 요청에 성실하게 호응했다. "춤을 보여줄 수 있나?"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매력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장승연이 무반주로 춤사위를 펼친다. 솔직히 말하면 낯뜨거웠다. 그도 그랬을 터이다. 하지만 망설임 없이 멋진 춤을 마친 그에게선 신인다운 패기와 열정이 느껴졌다. 어쩌면 쭈뼛쭈뼛 자리만 채우고 있는 기자가 더 낯뜨거웠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기자는 '기'세와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직업 아닌가?"라는 말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다고 무시했던 그 말이 지금에 와서 왜 이렇게 가슴속에 와 닿는지. 이 모든 상황이 어색하고 낯설어 머뭇거리게 되는 새내기 기자에겐 '기세'와 '자신감'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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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감 찾은 씨엘씨! 씨엘씨가 타이틀곡 '페페(PEPE)' 무대를 펼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시간이 지나자 씨엘씨는 긴장이 풀렸는지 준비해온 안무와 코멘트를 차분하게 소화했다.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노력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리라. 리더 오승희는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라며 "홍대 근처에서 버스킹 경험을 쌓았다. 실력으로 음악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낄 상황이 아니었다. 철저한 준비와 자신감 그리고 적극성까지,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
기자에게 '취재력'은 꼭 갖추어야만 하는 자질이다. 특히 적극적인 자세와 과감함은 기자로서 성장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한다. 평범하게 지나갈 수 있었던 쇼케이스가 초심을 되짚어볼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연예부 기자 3일째, 기자보다 훨씬 어린 신인 가수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취재'를, '취재'에 대한 태도를 배웠다.
한편 씨엘씨는 큐브 엔터테인먼트가 포미닛 이후 6년 만에 내세우는 5인조 걸그룹이다. 4명의 한국인 멤버 오승희 최유진 장승연 장예은과 1명의 태국인 멤버 손으로 구성됐다. 팀명은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담은 '크리스탈 클리어'의 줄임말이다. 19일 첫 번째 미니 앨범 '첫사랑'을 발표했으며 20일 KBS2 '뮤직뱅크'로 첫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데뷔했다.
[더팩트ㅣ이성락 인턴기자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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