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SBS 주말극의 씁쓸한 퇴장. 2%대로 종영한 '떴다 패밀리'를 끝으로 SBS 주말극은 폐지됐다. / SBS 제공 |
SBS, 주말극 없애고 예능 전면 배치…저조한 시청률 탓
SBS 오후 8시 45분대 드라마가 끝내 폐지됐다. 마지막 작품인 '떴다 패밀리'는 2.5%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비참한 최후였다.
주말극은 SBS 창사 이후 꾸준하게 자리를 지켜 왔다. 1990년대~2000년대까지 많은 SBS 주말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옥이 이모' '덕이' '화려한 시절' 등 시대극과 '연개소문' 등 사극, '황금신부' '하늘이시여'로 대표되는 현대극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SBS 주말극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SBS는 밝고 건강한 드라마들을 이 시간에 주로 배치했지만, 경쟁사의 막장 드라마나 정통 사극에 힘을 쓰지 못했다. 일요일에는 KBS2 '개그콘서트'라는 막강한 예능 프로그램 앞에 시청률은 계속 떨어졌다.
SBS는 계속된 주말극 부진에 막장 드라마도 배치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었다. 스타 캐스팅도 소용없었고 따뜻한 가족극도 감동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지 못했다. '모던 파머'와 같은 참신한 시도 역시 통하지 않았다.
 |
| 조기종영-허술한 준비의 악순환. SBS 주말극은 조기 종영을 거듭하며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 잡지 못했다. / SBS 제공 |
'왔다 장보리' '장미빛 연인들' 등 MBC 경쟁작의 높은 인기도 있었지만, 문제는 SBS 주말극 내부에 있었다. 막장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가족 드라마는 재미와 감동을 자아내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악순환이었다. 시청률 부진은 조기 종영을 낳았고 갑작스러운 조기 종영은 후속작마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전파를 타게 됐다. 최근 SBS 주말극 가운데 시청률은 떨어질지라도 작품성이라도 인정받은 작품이 없는 게 이를 입증한다.
결국 SBS는 오후 9시 55분대 드라마 하나만 남겨두고 8시 45분대에는 예능 프로그램 편성을 결정했다. 토요일에는 '아빠를 부탁해', 일요일에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오는 21일부터 방송된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배치도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오후 9시 55분대 드라마 역시 조기 종영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SBS 고육지책의 결과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연예팀 ㅣ ssent@tf.co.kr]
[인기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