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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악의 추돌사고' 11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 서구 영종대교 상부 도로 서울 방향 3.8㎞ 지점에서 공항리무진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06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영종대교는 '역대 최악의 사고가 일어난 장소'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인스타그램 갈무리 |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역대 최악 기록'…책임 소재 '복잡'
인천시 서구 영종대교에서 일어난 106중 추돌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역대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수많은 차가 들이받은 만큼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2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9시 45분께 인천 서구 영종대교 상부 도로 서울 방향 3.8㎞ 지점에서 공항리무진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106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김모(52) 씨와 임모(46) 씨 2명이 숨지고, 63명이 크고 작게 다쳐 인천과 서울 등 16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중경상자 가운데 베트남, 태국 등 외국인도 무려 18명이 된다.
차량 100대 이상이 추돌한 원인은 짙은 안개 때문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날 사고 구간의 가시거리는 10m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끔찍한 사고의 최초 추돌은 한 택시가 앞서가던 택시를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경찰은 충격을 받은 택시가 2차로로 튕겨 나가며 달려오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그대로 들이받아 연쇄추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택시기사를 상대로 당시 상황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106중 추돌로 이어진 것은 도로의 영향도 상당했다. 이번 사고는 영종대교의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개가 짙은 상황에서 내리막 차로를 내려오던 후속 차량이 사고를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안개(해무)는 특성상 언제 발생할지 모르고 국지적으로 변화무쌍하다. 농도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다리에서 교통사고가 나는 원인이다.
실제로 짙은 안개 때문에 지난 2006년 10월 서해대교에서 29중 추돌사고가 일어났으며, 영종대교 개통 3개월 만인 2001년 2월 20일에도 12중 추돌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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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청객 안개' 안개가 자주 끼는 도로는 항상 다중 추돌사고의 위험이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남윤호 기자 |
그런데도 잦은 안개로 '위험 구간'인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장비인 시정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다. 따라서 정확한 가시거리를 측정할 수도, 운전자에게 수치를 제공할 수도 없다.
때문에 이번 106중 추돌사고는 예고된 참극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영종대교를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의 대처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공항하이웨이는 차량이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껴있을 때는 경찰과 협의해 운행을 통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신공항하이웨이의 사고 대처가 적절했는지와 함께 운전자들에게도 안전운전 의무와 전방 주시, 과속, 안갯속 감속(최대 50%) 여부, 안전거리 확보 의무 위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문제는 106중 추돌사고라는 점에서 과실의 정도를 계산하는 것과 책임 소재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중 추돌의 경우 앞차를 들이받은 후속 차가 보상 처리한다. 충격 정도와 횟수에 따라 추가로 보상하는 게 통상적이다. 과실의 정도는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와 사고자들의 진술에 따라 갈린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106중 추돌사고로 과실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2006년 서해대교 판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법원은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 사고와 관련해 직접 사망 사고를 내지 않은 첫 번째 추돌 사고 운전자와 사망 사고를 일으킨 10번째 추돌 사고 운전자 모두에게 배상 책임을 물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영종대교는 '역대 최악의 사고가 일어난 장소'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1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최악의 다중 추돌사고는 2009년 7월 독일에서 일어났다. 당시 아우토반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폭우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빗길에 미끄러져 260중 연쇄 추돌사고가 났다. 당시 사고구간만 30km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사고구간(1.3km)보다 23배 길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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