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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첩산중' 범키의 4차 공판에서 증인이 범키에게 마약을 샀다고 증언했다. / 더팩트 DB |
4차 공판 증인 "날짜 기억 안 나지만, 범키에게 필로폰 구입했다"
가수 범키(30·본명 권기범)가 마약 판매 및 투약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된 가운데 4차 공판 역시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26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4차 공판은 드라마 PD 배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배 씨는 "2012년 9월 범키와 다른 사람들과 호텔 방을 잡고 2박 3일 동안 엑스터시를 투약했다"며 "엑스터시는 범키가 가져온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2013년 7월과 8월 매달 1회 필로폰 1g을 80만 원에 주고 범키에게서 구입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필로폰 2g을 160만 원에 샀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이후로는 범키가 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더는 마약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말해 거래가 끊겼다"고 밝혔다.
배 씨는 또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해 처벌을 받을 당시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가상의 미국인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사실 범키에게 받은 것이었으며 이는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범키를 지켜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해 범키 측을 당황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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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는 기억 안 나요" 범키의 변호인은 증인들로부터 필로폰 거래 날짜를 이끌어내려했으나 증인들은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 브랜뉴 뮤직 제공 |
범키 측은 앞선 공판과 마찬가지로 증인들로부터 범키에게 마약을 샀다고 언급하는 정확한 날짜를 이끌어내려 애썼다. 이 날짜에 범키가 마약 거래가 이뤄진 장소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입증해 무혐의를 주장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4차 공판 증인 배 씨 역시 "정확한 날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열린 3차 공판에서 계속해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에 의문을 들게 한 증인 김 모씨와 달리 배 씨는 일관되게 "범키에게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구입했지만 날짜는 기억 못하겠다"고 증언했다.
범키의 법률 대리인은 반격의 카드로 새로운 증거를 제출했다. 이 증거는 배 씨가 연출한 인터넷 드라마(웹 드라마) 주인공이 소속된 아이돌 그룹의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스케줄이었다. 범키 측은 "배 씨가 2013년 8월 범키에게서 마약을 구입한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당시 촬영 중인 드라마 휴식기라는 진술을 한 적이 있다"며 "아마 주인공이었던 아이돌 그룹 멤버가 콘서트 일정으로 촬영에 빠진 날짜"라며 증거 제출 근거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증거가 범키의 알리바이 입증에 구체적인 증거가 될지는 의문이다. 배 씨가 "드라마 휴식기는 기획 단계와 촬영에 들어가기 전과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작업을 시작하기까지의 공백을 의미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재판부 역시 "증거 제출 취지는 알겠지만, 피고 측이 말하는 드라마 휴식기가 증인이 의미하는 공백기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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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휴식기의 의미는?' 범키 측은 알리바이 입증을 위해 증인 배 씨가 연출한 웹드라마 주인공이 속한 아이돌 그룹 스케줄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 범키 트위터 |
범키 측은 또 "2012년 9월과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의 행적을 보여주는 일정을 통해 알리바이를 증명하겠다"며 매니저 김 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김 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3월 5일 공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새로운 증거는 제출했지만, 무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증인들은 계속해서 범키에게 마약을 구입했다고 증언하는 상황에서 과연 범키 측이 알리바이를 내세워 혐의를 벗어날지 다음 공판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범키는 지난해 10월 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범키가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검거된 투약자들의 진술과 계좌 내역을 토대로 범키를 마약 중간 판매책으로 지목했다.
범키의 소속사 브랜뉴뮤직은 같은 해 12월 11일 "범키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팬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그러나 범키는 모든 의혹이 사실무근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재판에서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범키는 2010년 투윈스의 EP 앨범 '투스윙스'로 데뷔했다. 지난해에 '미친 연애' '갖고 놀래'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그룹 트로이를 이끌고 있다.
[더팩트ㅣ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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