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걷기 대회~!!
저는 있는 줄도 모르고 이번에 처음 참가해 보는데 벌써 16회째네요.
국제대회라 외국인도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없었죠?
홍보가 조금 더 잘 이루어지면 많은 호응이 있을 듯 합니다.
아! 일본분들은 많이 참가했습니다.
한자 가득한 노란 팻말을 술술읽으셔서 깜짝 놀랐어요.
이거 달고 25Km . . !
전하고 싶은 말 : 을 비워놨다가 출발직전에 부랴부랴가서 썼어요.
길, 사람 잃어버릴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우리 사랑스러운 조이름을 써주고 싶었어요.
지금 다시 떠올려보면 무슨 정신으로 완주했는지 싶을 정도로
순간 순간 힘들고 걷고 있으면서도 겁이 났어요.
사람들이 모두 굉장히 빠른 걸음으로 걸으시는 거예요.
우와.. 상상도 못했어요. 전 유유자적 편안~하게 걸을 것이라고,
이 대회는 달리기가 아니라 걷기니까 빠르기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없을꺼라 생각했는데
오........... 상당히 앞에서 출발했는데 조금 더 앞에서 출발한 사람들의 걷기 속도에
그야말로 입이 다 벌어지더라구요. 오.......... 한씨집안 두처자, 빠르더이다~ ㅎㅎ
눈 깜짝할 새에 주변의 사람들이 저------앞으로 멀어지는 진귀한 광경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열심히 빨리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나중에는 속도를 늦출 수가 없는거예요.
그 순간에 쉬거나 긴장을 풀면 하염없이 쳐질것만 같아서 그저 열심히 걸었습니다.
몇 번이나 지도를 보면서 감이 안와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는데 오늘 확실히 알았어요.
25Km를 걸으면 얼마나 되는 거리인지. ㅎㅎ
다시 봐도 기특하네요, 저 코스를 완주하다니!
장지역에서 시작했는데 옆에 막 무역센터보이고 한강 지나더니 어느새 또 잠실이라하고,
처음 보는 서울의 한 구간, 몽촌토성-
열심히 걷느라 모처럼 화창한 이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여 아쉬워요.
심하다 싶을 정도의 구간도 있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길이 반 이상 이었어요.
열심히 열심히 걷다보니 Garden5가 보이더라구요.
이상하게도 목적지가 육안으로 확인되자 더이상 걷지 못하고 뛰기 시작했어요.
여러가지 기분이 들었어요. 기쁘고 아쉽고 힘들고 등등등
완보증 받고 나니 '오.. 정말 해냈구나'- 신기하고 뿌듯했어요.
처음 참가해보면서 내 페이스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다소 무리하게 날듯이 걸었는데
별 탈 없이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다는게 신기했어요.
속도가 빠르다, 빠르다 생각했는데 아니나 달라 이미 들어와서 선물받아가신 분들도 계셨어요. 굉장해요!
가방이 눈에 아른거려 힘낼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ㅎㅎ
저도 일찍들어온 편에 속한지라 함께 출발했던 분들의 머리카락도 볼 수 없더라구요.
아쉽지만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었어요.
사람의 심리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오늘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완주증 받고 한 숨 돌리고 집으로 가려는데 그 때부터 돌처럼 느껴지는 두 다리.
장지역으로 가는 길이 어쩜 그리 멀고도 힘들던지.
지하철 타고 병든 닭처럼 졸고, 갈아탄 버스에서도 몇구간 안가는데 고 사이에 또 졸고-
ㅎㅎㅎ 하지만 분명 보람찬 10월의 마지막 날을 보낸 것은 확실합니다.
다들 완주 하셨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