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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뱃값이 오르면서 말아 파우는 담배인 '롤링 타바고'가 흡연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마포=신진환 기자 |
[더팩트ㅣ마포=신진환 기자] "(셀프) 롤링 타바고 찾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어요."
수입 담배 용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웃음을 띠며 이같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셀프 롤링 타바고(말아 피우는 담배·이하 각연(살담배))'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지난 1일부터 담뱃값이 4500원~4700원으로 오른 탓이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쉽게 끊기는 어렵고, 피우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이유로 전자담배와 더불어 각연이 흡연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각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맛, 그리고 만드는 방법 등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 이 같은 분위기를 볼 때 각연을 찾는 흡연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흡연자들이 얼마나 각연을 많이 찾을까. <더팩트> 취재진은 5일 담배용품점과 편의점을 찾아 각연의 인기를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 각연 '인기 실감'…"직원 고용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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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담배용품점에서 흡연자들이 롤링 타바코 제품들을 고르고 있다./마포=신진환 기자 |
이날 오전 11시 30분. 홍대에 있는 담배용품점을 방문했다. 담배용품점에는 파이프 담배와 시가, 고급 라이터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그 가운데서도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각연과 부속품들이 보란 듯이 유혹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먼저 각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담뱃잎, 필터, 롤러, 종이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세트로 사야 한다. 담배 모양을 만들어 주는 롤러는 반영구적이다. 그 외는 소모품으로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
전시된 담뱃잎은 덴마크,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수입품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국산도 있었다. 맛은 초콜릿, 체리, 박하 등 다양했으며 무향도 있다. 담뱃잎의 스펙트럼이 넓은 셈. 형형색색으로 포장된 담뱃잎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 만했다.
다양한 제품이 많아 흡연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충분해 보였다. 무엇보다 가격이 일반 담배보다 저렴했다. 담뱃잎 가격은 5000원에서 1만 원 이상이 가장 많다.
상점 주인은 "흡연자마다 개인 차이가 있지만, 보통 담뱃잎(40g 기준) 한 팩으로 50~100개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00원(40g)짜리 담뱃잎으로 50개비를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반 담배 두 갑 반과 같다. 100개비까지 말아 피운다면 일반 담배 다섯 갑이다. 산술적으로 최소 7250원에서 최대 1만 7500원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종이와 필터 등 소모품의 비용이 추가로 들지만, 흡연자들의 처지에서는 싸다고 느낄 정도다.
상점을 찾은 한 흡연자는 "말아 피우는 담배를 피운 지 1달 정도 됐다. 담뱃값이 오른다고 해서 궁여지책으로 선택하게 됐다"면서 "1일부터 담뱃값과 똑같이 가격이 올랐어도 일반 담배보다 가격이 싼 편이라 애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담뱃잎을 이리저리 살핀다.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보였던 것과 달리 평일 오전인 것을 고려해도 손님이 많지 않다. 상점 주인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는 "매장을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손님에게 일일이 응대할 수 없을 정도다. 직원 한 명을 고용해야 할 판"이라고 힘든 표정을 짓는다.
◆ 각연, 편의점에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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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한 편의점은 계산대 옆에 자리를 마련해 놓고 담뱃잎을 판매하고 있다./이태원=신진환 기자 |
각연은 담배용품점 외에도 편의점까지 영역을 넓혔다. 같은 날 오후 이태원의 한 편의점. 이 편의점은 담뱃잎을 눈에 잘 띄는 계산대 옆자리에 마련해 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담뱃잎 종류는 담배용품점보다 적었지만, 벽 한쪽 측면을 할애해 20여 종이 넘는 담뱃잎을 비치해 뒀다.
담뱃잎을 찾는 사람을 얼마나 될까. 편의점 직원은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많다. 외국은 담배가 비싸 외국인들이 담배를 말아 피우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적지만 수요는 꾸준히 있었다"며 "최근에 담뱃값이 오르면서 담배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담뱃잎 코너를 바라본다.
◆ 담배 제조 쉬워…"연초도 말아 피워도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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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형색색으로 포장된 담뱃잎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 만했으며 종류도 다양했다./마포=신진환 기자 |
호기심이 동했다. 말아 피우는 담배, 궁금하다. 취재진은 실제로 직접 담배를 만들어 봤다. 처음이라 여러 번 실패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담배 한 개비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쉬웠다.
롤러 안에 필터와 담뱃잎을 넣고 형태를 만든 뒤 종이를 감싸 돌렸다. 그러자 궐련과 같은 담배가 나왔다. 한 개비를 만드는 데 걸린 소요시간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말아피우는 담배를 만들 때의 핵심은 단언컨대 담뱃잎의 양이다. 담뱃잎 양에 따라 담배는 단단해지기도 또는 비기도 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완벽한 담배 모양으로 말아졌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롤링 타바고. 한 담배 용품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에 롤링 타바고 및 파이프 연초는 담뱃잎 자체에 함유된 타르나 니코틴 이외의 유독 화합물질을 첨가하지 않은 천연원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유해하진 않다는 말일까.
그러나 보건 당국의 설명은 업체 홍보내용과 달랐다. 서울 구로보건소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본연 담뱃잎에 니코틴 성분이 들어가 있다. 금연초처럼 해로운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판매하는 쪽에서는 해가 없다고 광고를 하지만,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검증된 게 없으므로 피우지 않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사회팀 tf.pstea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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