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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나영이의 삶을 잔혹하게 짓밟은 성폭행범 조두순이 오는 2020년 출소한다. 죗값에 견줘 너무 짧은 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을 두고 최근 재처벌 여론이 커지고 있다./YTN·SBS 뉴스 화면 갈무리

[더팩트｜황신섭 기자] 악마가 6년 뒤 돌아온다.

악마는 8살 나영이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 징역 12년. 죗값에 견줘 형량이 너무 짧다.

2020년이면 길거리를 다시 활보한다.

소녀는 벌써부터 악마의 출소를 두려워한다. 그가 나올 때 나영이는 대학생이다.

몸과 마음을 다친 나영이가 앞으로 겪을 고통과 충격, 공포와 불안은? 혹시 그와 마주치진 않을까?

성폭행범 조두순(현재 63세)을 다시 처벌하자는 국민 여론은 이 때문이다.

<더팩트>는 2008년 저지른 조두순의 패륜 범죄를 되짚고, 출소 뒤 그를 다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살폈다.

◆악마는 바로 '너!' 조두순 고작 징역 12년

조두순은 현재 청송제2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한 때 그가 감옥 안에서 복수를 준비한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국민들은 그를 다시 처벌해야 한다며 지금도 청원 운동을 펴고 있다./SBS 뉴스 화면 갈무리·온라인 커뮤니티

악몽은 2008년 12월에 일어났다.

술에 취한 조두순은 등굣길에 나선 8살 나영이를 학교 근처 교회 안 화장실로 끌고 가 몹쓸 짓을 했다.

당시 나영이는 항문과 대장, 생식기의 80%가 소멸돼 배에 구멍을 뚫는 수술을 받고 결국 배변 주머니를 달았다.

검찰은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술에 취한 상태'를 감안한다며 그에게 고작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도 조두순은 선고 당시 형량이 너무 많다며 항소했고, 당시 담당 형사에겐 "감옥에서 운동해 나올테니 두고 보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2009년 형을 확정 받고 현재 청송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나영이는 올해 고등학생이 됐다. 자신의 사건을 다룬 영화 '소원' 상영 이후 그의 출소 사실을 알고 불안에 떨고 있다.

원래 나영이는 '유명한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그가 자신을 보복할까 봐 이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아이가 공포를 느낀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위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나영이 아버지가 한 얘기다.

현재 누리꾼들은 누리망(인터넷)에서 '조두순 재처벌' 청원 운동을 펴고 있다.

◆조두순 다시 처벌 못하나? 가능성은 있다

우리 헌법(제13조)은 이중처벌을 금지하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를 해도 같은 사건으로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럼 그는 곧바로 자유를 얻을까? 꼭 그렇지마는 않다.

우리에겐 보호수용이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아동 성범죄자 등 강력 범죄자를 형기 종료 이후 별도 시설에 다시 가두는 '보호수용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법원이 판결 선고와 형집행 종료 단계에서 두차례 심사를 해 조두순 같은 아동 성범죄자를 재차 격리하는 제도다.

일부의 이중처벌 논란과 달리 이 제도는 강력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재범을 막는데 효과가 크다.

현재 미국과 네덜란드 등이 보호수용제를 근거로 아동 성범죄자 등을 또 처벌하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아동 성범죄자의 형집행이 끝나면 10년간 다시 수용한다. 스위스는 아예 아동 성범죄자의 수용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범죄자를 계속 가둔다.

미국은 형기합산제와 삼진 아웃제로 아동 성범죄자를 벌한다.

만약 조두순이 미국에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면 그는 성폭행과 폭행, 가혹행위 등 죄목별로 형을 더해 수십 년을 받았을 것이다.

또 그가 사건 당시 성범죄 전과 14범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삼진 아웃제에 따라 최하 25년, 최대 종신형까지 받았을 수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 부착으로는 아동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어렵다"며 "유럽 선진국은 이미 보호수용으로 아동 성범죄자를 격리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도 이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6년 남았다.

정부와 국회가 하루 빨리 입법 절차를 마무리 해 보호수용 제도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

악마가 그렇게 자유를 얻어선 안된다.

hss@tf.co.kr

정치사회팀 tf.pstea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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