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영된 MBC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에서는 플라스틱 통을 뒤집어쓴 하룡(임하룡 분)이 도둑으로 오해받으며 옥숙(송옥숙 분)과 재회해 눈길을 끌었다.
가족을 찾겠다며 하룡이 성수(김성수 분)의 옥탑에 눌러앉은 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성수는 가족을 찾을 기미도 안 보이는 하룡이 급기야 옥숙네 우유까지 집어다 먹자 “일주일도 지났는데 가족 찾는 건 영 가망이 없냐”고 말을 꺼냈다.
이에 하룡은 “안 그래도 오늘 가려고 가방 싸 놨다”며 짐을 챙겨 나섰다. 옥상 마당에 서서 깨알 같은 집들을 내려다보던 하룡은 누군가 옥상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얼른 구석에 놓여있던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뒤집어썼다.
옥상에 올라온 것은 옥숙과 큰 딸 지원(예지원 분)이었다. 지난번 ‘100분토론’에 출연했다가 졸지에 병원을 쉬게 된 지원은 옥숙이 고추 말리는 것을 도왔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두 여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자, 조바심이 난 하룡은 통을 뒤집어쓴 채로 슬금슬금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를 먼저 발견한 것은 지원이었다. 지원은 저절로 움직이는 플라스틱 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옥숙 역시 뒤로 나자빠질 뻔 했으나, 괜히 홀로 딸 셋을 키운 엄마가 아니었다. 옥숙은 입모양으로 ‘도둑’을 만들어 보이며 뭔가 잡을 것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 사이 지원은 아래층에 있던 여진(최여진 분)을 전화로 불렀다.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지자 모두가 갔다고 생각한 하룡은 슬그머니 통을 벗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에 무기를 하나씩 쥔 세 여자가 나타났다. 하룡은 뭐라 변명할 틈도 없이 자기 부인과 두 딸에게 신나게 두드려 맞았다.
여진의 헤드락에 하룡의 얼굴이 드러나자, 그를 알아본 옥숙과 예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15년 만에 남편과 아빠가 돌아왔으니 그도 그럴 만 했다. 비록 도둑으로 오해를 받았으나, 하룡은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룡의 가족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너무 오랜 세월동안 떨어져 있던 탓에 세 딸은 ‘아버지’란 존재 자체를 낯설어 했고, 남편 없이 홀로 아이들을 부양하느라 온갖 고생을 다 한 옥숙은 속에 칼을 품고 있었기 때문. 결국 ‘돈 뜯으러 왔다’는 오해를 산 채, 하룡은 쓸쓸히 옥숙네를 떠나야 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뒤늦게라도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되찾길” “얼마나 그리웠으면 찾아왔겠냐”며 하룡을 옹호하는 시청자들이 있는 반면, “15년이나 밖에 나가 있었다면 더 이상 아빠가 아니다” “옥숙과 딸들이 쉽게 용서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며 하룡을 비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한 시청자는 “하룡과 가족이 어떻게 화합하게 되느냐가 이 시트콤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이현화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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