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오 마이 레이디’를 통해 보여지는 개화(채림 분)는 무능력하고 다소 경우가 없지만 인정하나로 버티는 인물이다. 이 역할은 아줌마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요즘의 젊은 미시들이 보여주는 전문적이고 관록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세상이 기억하는 아줌마라는 단어에 충실한 인물을 그려낼 뿐이다.
개화는 이혼녀다. 딱히 경제력은 없지만 끈끈한 모정으로 딸 아이의 양육권은 쟁취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컴퓨터 실력조차 준비되지 않았던 개화는 파출부 일을 전전하며 직장 구하기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뮤지컬 제작사의 실수에 개화는 입사의 기회를 잡는다. 단 조건이 있었다. 당대의 톱스타 민우(최시원 분)의 계약서를 받아내라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개화는 이 과제를 완수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극성만 존재할 뿐 영민함은 없었다. 우연치 않게 알게 된 민우의 숨겨진 딸을 방패 삼아 반쯤 협박을 더해 억지 계약서를 받아낸 것.
지난 30일 방송된 4회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민우는 개화에게 딸의 대리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개화는 인정에 끌리면서도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속물근성을 보였다. 월급을 300만원으로 불렀다가 민우가 이에 흔쾌히 응하자 은근 슬쩍 금액을 올리려 했던 것.
이에 민우가 300만원 이라고 못을 박자 명절 때와 추가되는 살림을 들먹이며 급여를 올렸다. 또한 집이 없으니 아이를 키울 곳이 없다며 아예 민우의 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밀어붙이기도 했다.
이후 민우가 매니저에게 모욕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개화는 안쓰러움을 느꼈다. 이에 그 에게 특별한 곳을 데리고 가 주겠다며 차를 몰고 갔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대형 마트 였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자주 오지 못하는 서민적인 공간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공인의 특수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호의는 오히려 민우를 곤경에 처하게 할 뿐이었다.
이처럼 개화를 통해 집약되는 아줌마의 특수성은 일방통행과 무신경함을 전제로 한다. 그 뒤에 깔린 따뜻한 인간미가 그 모든 것을 미화할 뿐이다.
채림이 표현해 내는 개화라는 인물은 아줌마라는 이름이 주는 고정관념에 부합했다. 그를 위해 채림은 다소 과장되게 발성을 조절해가며 인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아줌마라고 해서 꼭 아줌마처럼 연기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지적하며 “요즘 아줌마들은 그런 식으로 과장된 억양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극 중 개화처럼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민폐”라며 “아줌마들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이런 식으로 자리잡는 것이 불쾌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미 비슷한 전개를 왔던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과 유사한 구조를 보이며 비교 대상에 오르는 ‘오 마이 레이디’가 좀 더 진화된 인물설정과 극적 전개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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