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찜질방에 들른 성수는 더러운 외관 때문에 찜질방의 출입을 저지당했다. 이를 본 하룡은 자기 얼굴을 봐서 이 청년을 출입시켜 달라 접수원에게 사정했고 성수는 하룡덕에 찜질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욕실에서 만난 성수와 하룡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즐겁게 담소를 나눴다. 하룡은 성수에게 등을 밀어달라고 부탁했고 성수는 웃어른의 부탁이기에 있는 힘을 다해 하룡의 전신을 밀어주었다.
성수가 지친 몸을 이끌고 찜질방을 나가려던 찰나 하룡은 등을 밀어준 대가로 술을 한잔 살 테니 성수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다. 고깃집에 들어간 두 사람은 만취한 체 가게에서 나왔다.
비틀거리는 하룡을 부축하던 성수는 하룡에게 집까지 모실 테니 사는 곳을 말해 달라 청했지만 하룡은 화를 내며 성수의 도움을 거절했다.
연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하룡의 모습을 본 성수는 하룡에게 돌아가 “여기가 불광동 맞아요. 얼른 일어나세요 얼른 집에 가세요”라고 말하며 하룡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하룡은 성수의 손을 뿌리치고는 “내가 여기 딱 서 있어야 돼. 그래야 우리 딸들이 이리로 지나간단 말이야 그러면 내가 ‘네가 니 아빠다’그러면 우리 딸들이 ‘아빠’그러면서 나한테 달려들거야. 그러면 내가 이렇게 꼭 안아 줄거야”라고 말하며 성수에게 안겼다.
성수는 술에 취한 하룡을 자기 집에 모셨다. 성수와 성수의 아들 준(채상우 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게 된 하룡은 “좋다 사람냄새 나고, 아침밥상은 늘 나 혼자였거든”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성수는 이런 하룡을 안쓰러운 듯 바라보았다.
하룡과 술을 한잔 하던 성수는 하룡에게 가족들과는 연락이 안 되시는 거냐 물었다. 이에 하룡은 “다 내 잘못이지 뭐 뒤늦게 마누라 딸 찾겠다고 올라온 내가 뻔뻔한 놈이야”라고 답했다.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살던 곳으로 내려가야겠다고 마음먹은 하룡은 막차를 타기 위해 성수의 오토바이에 올랐다. 성수는 하룡에게 간식거리 한 봉지를 내밀며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성수의 머릿속에 “더 늦기 전에 딸들 얼굴이나 한 번 보고 갈려고 했는데” “1주일만 더 찾으면 만날 수 있을 거 같은데”라는 하룡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갈팡질팡하던 성수는 오토바이를 돌려 하룡이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성수는 “딱 1주일만 찾아보세요. 딸들 얼굴은 꼭 보고가셔야지요”라며 하룡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하룡의 딸들은 성수네 아래층에 살고 있었다. 하룡이 성수네 집에 머무르게 된 이상 하룡이 자신의 가족들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갑작스런 하룡의 등장이 옥숙네 가정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더 나아가 성수가 하룡이라는 구원투수를 통해 지원과의 사랑에 자신감을 갖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지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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