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10년 이상을 개들에게 집착하며 함께 살아왔다는 전은주(가명, 48세)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긴급출동 SOS 24’ 제작진들이 찾아간 전 씨의 집은 수십 마리의 개들로 꽉 차 있었다. 개뿐만 아니라 개의 배설물로 꽉 차있는 방에서 전 씨는 혼자 라면을 끓여먹고 개들 사이에서 잠을 잤다. 이에 가족들은 “큰 개집 안에서 사람들이 얹혀서 사는 느낌이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전 씨는 자신의 동생, 아들이 말리지 못할 정도로 개들에게 집착을 보이고 있었다. 가족들이 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하면 오히려 크게 반발하며 가족들을 나가라고 할 정도. 심지어 전 씨는 아들의 등록금마련에는 관심이 없었고, 한 달 수입인 90만 원가량을 개들의 사료값으로 썼다.
겉으로는 갈 곳 없는 유기견들을 전 씨가 보살펴주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만 개들 역시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증세를 보였다. 사오십 마리의 개들은 좁은 곳에서 모여 생활을 하고 하루에 한 끼밖에 못 먹는 상황. 좋지 않은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은 개들은 서로를 공격하기도 했다.
자신과 가족, 개들까지 힘들게 하는 전 씨의 이상행동은 바로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라는 현상이었다. 이는 동물들을 모으는 것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며 무책임하게 많은 동물을 키우는 정신과적 질환의 일종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듯한 표면적현상과는 달리 가장 잔인한 동물학대의 한 유형이다.
전 씨에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과거 전남편의 가정 폭력 때문이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 깔린 전 씨는 개들을 통해 대리 애착 관계를 형성한 것이었다.
이에 ‘긴급출동 SOS 24’의 솔루션이 진행됐다.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전 씨와 개들을 분리할 수 있었고 전 씨는 심리 상담을 받게 됐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방치된 수십 마리의 개들은 앞으로 분양신청을 통해 좋은 환경으로 입양될 예정이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강아지를 분양하고 싶어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강아지 이야기를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 좋은 곳으로 입양가면 좋겠어요”, “‘애니멀호더’라는 동물 학대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긴급출동 SOS 24’는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 집계결과 1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천경진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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