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당신이 생각납니다. 솔새김남식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 들녁길을 나서면
유난히 당신이 그리워지는 건
당신이 남기시고 간
자식사랑 가을흔적 때문입니다.
넓은 마당에서 검으티한 손으로
고추를 말리시던 당신이
힘든 줄 모르고 애쓰시던 당신이
갈일(추수)도 바쁜대도 이것저것 챙겨서
미리 맛 보라고 보내 주시던 당신이
가을이 오면 생각이 납니다.
한 보따리 싸들고 오시던 날
가지와 애호박은 똘똘 신문지에 싸고
잘 말린 고추는 곱게 빻아 비닐에 담고
참께와 콩은 헌옷 주머니 넣어서
어제 캣다던 고구마도 푸대에 담고
햅쌀은 무거워서 부첫노라고
당연한 것처럼 받기만 했던 내가
받아서 채워지는 사랑보다
주면서 채워지는 사랑의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제게 주었던 사랑을
되돌려 드리고 싶습니다 .
당신 생각에 그리움은 하염없고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벌초를 하던날
미장원을 모르고 살았던 당신께서
미용사보다 더 예쁘고 곱게
당신 머리를 매만저 드립니다.
당신의 체취를 가슴으로 느끼며
늘 내마음 속에 있던 당신에게
주는 사랑의 참뜻에 의미를
가르쳐준 당신에게
제 정성을 드리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