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는 원룸보다 나은 공간을 경제적 여유 없이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생활하다 보면 점점 나아진다는 생각은 환상이고 처한 상황과 놓인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생존에 필요한 비용이나 사회생활에 드는 비용은 월급 또는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사회가 발전하면서 공간에 드는 비용이나 조건이 지금처럼 초고속으로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고 일정 비율로만 올랐거나 유지되었다면, 우리는 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는 정도에 비해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지는 속도가 빨라서, 서민들이 따라가거나 감당하기에 버거운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부동산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게 되면 처음에는 설레고 기대하지만, 현실을 경험하다 보면 그런 설렘과 기대가 얼마만큼 문제가 있고 한계가 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선진국의 수도에 사는 한인들이 지내는 공간의 크기가 엄청 작다고 한다. 불과 1~3평 공간의 집에서 울며 지내는 여성의 이야기나 안타까운 소식, 아픈 사연이 너무도 많다.
대한민국 역시 선진국에 들어간다고 하고 여러 가지로 변화하고 있지만, 겉만 선진국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복지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갖춘 선진국인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경제적 부와 공간에서 큰 격차가 우리에게 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필자 역시 4년 넘게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고충과 애로사항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가 많았다.
열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인생과 상황을 고민하는 필자 자신이 너무도 무기력하고 고독하였다.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면서 미래의 비전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였다. 현실 자각에 따른 현타는 정말 좁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더욱 크게 점점 쌓여가는 것 같았다. 1인 가구들이 겪는 여러 가지 마음의 고통도 공간이 좁거나 열악한 곳일수록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생존하는 공간이 더 좁아지거나 공간으로 인한 한계나 제약이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 초래하기 전에, 우리 모두 각성하고 공간에 대한 시대정신과 기본 생존을 위해 다 같이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마음의 공간 즉, 꿈과 열정은 무한한데 생존하거나 사는 현실의 공간은 유한하며 한계가 있는 상황이 필자에게 주는 고통은 점점 커져만 갔다. 이런 고통은 우리 대부분이 여유롭게 살거나 특별한 공간에 살지 않는 한 겪게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가족과 함께 지내거나 넓은 공간에서 생활했을 때는 겪어보지 못했으나,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마음의 격차나 아픔이 더욱더 커져만 갔다. 인생을 살아갈수록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이었는데, 현실에서는 더욱 늘어만 갔다. 미래와 인생에 대한 불안감은 공간으로 인한 불안감과 고통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집을 구하려 알아보고 다양하게 노력해도 조건에 맞는 집은 점점 줄어가는 현실, 집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하는 금융 대출이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에 우리 모두 생활이나 여건이 힘들어지면서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집 구하는 게 겨울 한파처럼 정말 냉혹하게 위축되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거나 성장하면 마음의 공간은 점점 무한히 커지게 되는데, 현실의 공간이나 처한 상황과 여건으로 인해 현실과 마음의 공간 사이에 큰 차이가 생겨난다. 그 차이로 인해 우리가 인생을 살거나 사회적으로 발전하는 데 제약을 당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현실과 마음의 공간 사이의 차이가 클수록 고뇌는 더더욱 깊어지게 된다.
현실과 마음의 공간 사이의 차이는 미래세대 청년, 청소년에게 더욱 큰 어려움과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시대는 발전하지만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사는 현재도 이렇게 어렵고 힘든데, MZ 세대와 그 이후의 다양한 세대들이 정말 힘들고 더욱 어렵게 생존하고 미래를 살기 위한 몸부림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지금의 사회 여건과 구조에서는 주거와 관련한 기본권이나 생존에 대한 부분이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만 가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인생인데, 어쩌다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재화나 서비스가 오히려 사람을 초월하거나 희롱할 정도로 세상이 되었는지, 이런 것을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정말 막막해진다.
역사를 통해 수없이 많은 사람이 거쳐 간 세상에서, 부동산을 비롯해 공간 그리고 주거는 발전했지만, 아직도 공간이나 주거로 인해 고통을 당하거나 고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선진국이나 발전된 국가의 수도일수록 더 높은 가격에 더 좁은 환경에서 생활하며 아등바등 버터야 하는 세계적인 현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 피부에 와닿거나 ‘와 정말 많이 바뀌었구나’, ‘과거보다 그래도 살만하네’ 또는 ‘지금이나 앞으로 그래도 살만하겠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되었다. 필자도 원룸에서 혼자 살면서, 세상은 넓은데 공간과 현실은 좁은 상황을 겪으면서, 미래와 인생을 변혁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나은 공간과 상황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