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s://blog.aladin.co.kr/sirius7/12691836

참고 :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755682

난 그런 약속은

몇 번이고 어길 것이다

해야만 한다면, 언제든지!

세상을 돌아가게 하려면

우리 같은 사무라이가

피로 손을 더럽힐 수밖에 없다

우리 작은 벌레들이 살기 위해 싸우는 동안

큰 벌레는 점점 더 뚱뚱해지지

목숨을 건진 잔치인가?

목숨을 건진 잔치? 命拾いの祭り?

아니, 우리의 장례식이지

우리 사무라이들의 장례식

아까 진창 길에서 내가 구한 그 여자 봤소?

3년 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자신의 인생을 망친 여자요

그는 지금 한 번 더 그걸 계획하고 있소

기다려 주세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의 어려움도 이해해 주세요

3년 전, 당신은 다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떠나셨죠

그러니, 이번에도 눈감아 주세요

그는 말했어요

당신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그것이 당신에 대한 마지막 우정이라고

날 죽이고 싶지 않다고?

나는 이미 죽었소

눈을 감아 준 그때부터

눈을 감았을 때

난 이미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소

하나하나의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무라이를 지탱해 준다는 걸 잊었었소

3년 동안 난 밑바닥을 전전하며

그것을 직접 배웠소

살 자격이 없는 인간이 칼은 갖고 있어 뭐 하겠소

난 자신을 버리고

칼까지 버리려고 했었소

그걸 한 번 더 계획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바로 그때요

분노로 인해

난 다시 살아났소

이런 내게 아직 할 일이 있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나는 인간으로 살 권리를 되찾을 수 있소

그때, 난 돌아가기로 한 거요

어민들을 구하기 위해

그래서, 나 자신도 다시 한번 살기 위해서요

이해해 주구려

‘어용금’은 누구나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사무라이 활극이다. 미학적인 부분도 흠잡을 것 없고, 액션 또한 훌륭하다. 빈틈을 찾기 힘든 영화랄까? 이런 완성도의 오락 영화라면 이것도 예술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조금은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의미심장한 부분들도 찾을 수 있으니 이 영화야말로 사무라이 영화의 교본과도 같은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생각보다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만, 보게 된다면 이 영화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돌아가게 하려면 ... 피로 손을 더럽힐 수밖에 없다”는 명분에 상황에 휩쓸려 동조는 했지만, 그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움 속에 삶을 이어가는 무사

그는 모든 것을 잊고 지내려고 했으나 운명은 다시금 참극의 현장으로 그를 향하도록-돌아가도록 만든다. 그리고 과거의 과오를 떠올리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목숨 건 결전이 시작된다.

이야기 자체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어렵지도 않고, 복잡한 것도 없어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 내용이 이어질지 아주 쉽게 이해된다. 그리고 그 선명한 이야기 속에서 멋진 칼싸움과 활극이 이어지고 있다. 때때로 아련함 또한 만들어내면서.

일종의 회개와도 같은 칼싸움일 것이고 몸부림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할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영화는 그런 식으로 주인공의 행동을 말해주고 있다. 조금 더 복잡하게 영화를 본다면 통치하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든 꾸려나가려고 하는 위정자들의 고민도 알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척박한 곳에서 어떻게든 삶을 꾸려나가는 민초들의 힘겨운 삶을 바라볼 수 있기도 하다. 그 두 계급-신분으로 인한 깊은 거리감 또한 느낄 수 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든 이 영화는 멋진 활극이고 그동안의 죄의식을 떨쳐내기 위해서 떠돌이 생활을 털어내고 과거 자신이 잘못을 묻어두었던 그곳으로 향해 계속되는 칼싸움을 통해서 뒤늦었지만 그가 생각했던 정의를 완성하려고 한다.

불가피한

어쩔 수 없는

여러 변명-명분을 무시하고 떠돌이 무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수많은 사람과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게 된다. 벽지라는 지리적 한계와 혹한의 추위를 내세우고 있고 칼자루를 쥔 이들이 어떤 식으로 서로의 목숨을 겨누는지 재미로 가득하게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흥미진진한 활극이고 누구나 보면 잘 만들었다고 말할 영화였다.

이런 영화가 왜 안 알려졌지? 그게 아니면 나만 몰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