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슈레이더의 두번째 작품으로, 실종되었던 딸이 우연하게 본 포르노 테입에 출연을 하게된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딸을 찾기위해 벌이는 고군분투를 그렸다.”

사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댁의 따님은 나다니는 애였습니까?

아니면 짓궂은 장난을 친다거나?

물론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요

물론 아주 깨끗한 여자애겠죠

모범적인 딸이고

반항적이거나 음란한 생각을 않는

저급하게 노닥거리지도 않았을 거고요

미안합니다

개인적인 믿음에 상처를 주고자 한 건 아닙니다

난 이런 일에 정통합니다

많은 경험이 있고요

걱정 말아요

찾을 겁니다

문제 없어요

1주나 2주 정도 걸립니다

기껏해야 아마 1달입니다

더 싼 사람도 구할 수 있죠

하지만 전 본능적 감각이 있어요

댁의 따님이 이곳에 있다면

끝까지 추적할 겁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건

이 세상엔 많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알고 싶지 않은 일들 말이요

열려서는 안 될 문 같은

난 찾아낼 거예요

하지만 어떤 약속도 할 수가 없소

내가 찾았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나도 몰라요

찾고 나서 당신은 딸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수도 있어요

아저씨는 섹스가 얼마나 중요하죠?

별로

그럼 우린 비슷한 거예요

아저씨는 그게 별로 중요치 않아서 하지 않는 거고요

난 별로 중요치 않으니까 누구랑 하든지 상관 않는 거고요

아니 우리는 달라

넌 나 같은 사람은 이해 못 할거야

난 너한테 미스테리거든

중산층의 중서부 사람을

교회에 나가고 신을 믿는

생의 마지막에 구원될 거라 믿는

너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소리겠지

왜 내가 내 자신을 너한테 정당화하려는지 모르겠다

네가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난 관심이 없어

LA와 뉴욕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 없어

영화나 TV도 관심 없어

그럼 뭐에 관심 있어요?

내 딸한테만 관심 있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가 점점 환장하고 나중에는 돌아버리게 만드는 ‘금지구역’은 많이 알려지진 않은 영화지만 꽤 볼만하고 인상적이었다. 이것저것 비슷한 영화들이 떠올려지지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는 ‘겟 카터’일 것 같다. 그것보다는 덜 거칠게, 영국식 복수극이 아닌 미국 “중산층의 중서부 사람”식이고 좀 더 종교적이긴 하지만.

폴 슈레이더는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각본가로 많이 알려졌으나 감독으로도 꽤 준수한 영화를 만들어냈고, 이 영화 또한 나쁘지 않은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독할 정도로 결벽증적인 종교적인 윤리관과 반대로 죄악과 쾌락으로 넘쳐나는 세속 간의 갈등”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중서부 소도시에서 검소하고 완고하게 살아가던 중년의 남성이 갑작스러운 딸의 실종으로 욕망으로 가득한 대도시를 떠돌아다닌다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든 악몽일 것이고 달리 생각한다면 엄격한 종교관을 가진 이가 어떻게 욕망의 구렁텅이를 헤매는지를 보여주는 탐구서 정도로 이해될 것 같다. 시궁창의 지저분함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해야 할 게 있으니 어떻게든 고갤 돌릴 수 없는 처지를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1970년대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점점 엄청난 돈벌이가 되어가는 (아직 체계고 뭐고 없던 시절의) 포르노 영화-사업과 실종된 딸이라는 설정을 잘 엮어내고 있고, 거기에 한 남성의 내면과 삶-종교가 흔들려지는 모습까지 적절히 잘 섞어내고 있다.

그 중심에 조지 C. 스콧이 있다.

솔직히 이 영화는 폴 슈레이더의 영화이기 때문에 찾은 게 아닌 순전히 조지 C. 스콧의 연기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패튼 대전차 군단’으로 기억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나 ‘살인자의 해부’와 같은 영화에서도 강렬함을 보여줬던 연기자라 노년의 연기가 보고 싶었고 부족함 없는 존재감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않은, 어떤 한계와 약간의 포기를 인정해야 하는 결말로 뒷맛이 개운하진 않지만 충분하다 할 수 있는 완성이었고 괜찮은 마무리라 할 수 있었다. 너무 뒷부분에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있어 미리 딸과 서먹한 사이라는 것을 좀 더 알려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모든 걸 다 만족시키긴 쉽지 않았을 것이니 조지 C. 스콧의 연기를 본 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