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런던

왕실과 사교계의 드레스를 만드는

의상실 우드콕의 디자이너 '레이놀즈'는

우연히 마주친 젊고 당찬 '알마'에게 첫눈에 반한다

'레이놀즈' 인생 최고의 뮤즈이자 유일한 연인이 된 '알마'

마치 환상처럼 화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레이놀즈'가 만든 세상의 일부일 뿐인 그녀는

자신의 전부인 사랑을 걸고 그의 인생을 망치기로 한다

나의 아름다운 뮤즈, 넌 누구지?”

참고 : http://www.djuna.kr/xe/review/13386763

참고 : https://namu.wiki/w/%ED%8C%AC%ED%85%80%20%EC%8A%A4%EB%A0%88%EB%93%9C

난 날 별로 안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의 작품 속의 난

완벽하고 당당하죠

그의 옷을 입는 여잔

다 그럴 거예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마스터와 인히어런트 바이스를 선보이며 지나치게 난해하고 현학적이며 모호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해 대런 애러노프스키나 테렌스 맬릭과 같은 예술적 자아 도취의 과잉으로 빠져들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이번 영화 <팬텀 스레드>에서 그런 우려를 잠시나마 씻어준다.”라는 말은 맞는 말일 것이다. “전작에선 주체할 수 없이 화면 곳곳으로 분출되던 에너지가 매우 절제되면서도 엄격한 스타일로 화면을 채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한땀한땀 드레스를 만들어가는 영화 속 장면처럼 영화 또한 한 장면 한 장면 치밀한 세공으로 빗어낸 장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전개도 갑작스런 전환이나 의아한 건너뜀으로 보는 사람을 당황케 하지 않고 차곡차곡 이야기와 감정을 쌓아 나간다”는 말 또한 맞는 말일 것이고.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40년작 레베카에서 영감을 얻은 '서스펜스가 가미된 로맨스 스토리'라고”는 말도 장난으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어쩐지 그런 티가 많이 나니까. 하지만 그렇게까지 정교하게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언급한 사람 전혀 없지만 오히려 ‘펀치 드렁크 러브’처럼 오랜만에 조금은 힘을 빼고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펀치...’와 같은 온기가 느껴지진 않지만 어쨌든 독특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남녀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얼추 비슷하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보는 사람은 없는 것 같지만.

1950년대 영국이 배경이라 익숙하면서도 낯선 분위기와 풍경을 보게 된다. 그 시대의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를 의상실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그리고 방문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충실히 전달해주고 있다. 그걸 생각하면 무슨 수로 1960년대에 비틀스가 등장했는지 알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저런 세상 속에서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과 담쌓고 지내는 예술가가 어떻게 조금은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극도로 예민해서 작업 집중을 흐트러지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고요. 어마어마하게 자기중심적이라 결혼도 안 했습니다. 자기보다 한참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애인으로 둘 때도 있지만 여자가 자기에게 필요 이상의 애정을 갈구하면 가차 없이 쫓아내”다가 이런저런 사건을 겪은 다음 약간은 달라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과정이 괴팍-기괴하긴 하지만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의상 디자이너입니다. 시대는 1950년대. 전쟁에 지친 세계가 여자들에게 완벽한 여성적 아름다움을 요구하던 때입니다. 그의 드레스는 이 시기의 기조와 완벽하게 맞습니다. 그는 불완전한 육체와 외모를 가진 여자들을 재료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해주고 있어 장식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온갖 옷들을 잔뜩 볼 수 있기도 하다.

조금은 다른 식으로는? ‘레베카’를 많은 이들이 떠올릴 것이고 감독 본인조차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브 생 로랑의 라무르’라는 다큐멘터리가 좀 더 떠올려졌다. 철저하게 완전무결함에 집착하고 그 열정 이후의 탈진 그리고 몇몇 기행에 가까운 모습과 곁에서 지켜보는 이의 힘겨움까지. 꽤 기억에 남는 다큐였기 때문인지 이 영화와 은근히 맞물려지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완벽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집착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드콕의 모습이 눈살 찌푸려지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기회는 될 것 같고.

이런저런 식으로 봐도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 중 높이 평가하긴 어려워도 전작(들)에 비해서 뭔가 힘을 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조금은 친절해진 것 같기도 해서 반가운 기분이었다. 2010년대의 ‘펀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만... 동의할 사람 없을 것 같으니 폴 토마스 앤더슨이 영화 중 가장 우아한 영화라고 말하면 적당히 다들 수긍할 것 같다.

참고 : 유행에 관한 이 영화의 언급은 어쩐지 뭔가를 말하고 싶은 것 아닐까? 괜한 예민함일까?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난 그저 아름다운 옷을 입혀줬을 뿐인데

어떤 사람들은 아름다운 옷보단

세련되고 유행에 맞는 옷을 원해

유행?

그런 더러운 단어 입에 올리지 마

그 말을 만든 자는 맞아야 해

대체 그 말이 무슨 뜻이야?

‘유행’이 대체 뭐냐고?

다 죽여버려 ‘유행’은 망할!

신경이 쓰여 속이 많이 상한다고

너무 속이 상해

짜증 내는 거 아냐

외면당하는 게 싫을 뿐이야

그건 누구나 싫지

하지만 짜증 그만 내

이젠 귀 아파

난 인생 최대의 실수를 저질렀어

너무 큰 실수를…

나 좀 도와줘

일을 못 하겠어

도저히 집중이 안 돼

자신감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