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는 정말 누구일까?
<우리 선희>
배우도 조금씩 바뀌는듯하지만, 한번씩 홍상수 감독내에서 접한 배우 및 캐릭터들이고,
그래서 그 캐릭터가 그 캐릭터인가?하는듯한 착각도 일면서,
그 안에서 '변주'를 쭉 접해온 느낌이다.
선희'를 둔 '3명의 남자'들의 그녀에 관한 담화가
중점인 영화다.
'선희'를 두고, 때로는 깊게 때로는 조금 얕기도 한 관계를 이어온,
머리에 먹물 좀 들어갔다는 3 남자가,
서로 '자기 식대로' 선희를 나름 기억도 하고 충고도 하고 하는데,
그 과정이 참 웃기기도 하고
, '그들의 정의란 생각이란 무엇인가'싶기도 하고 그렇다.
선희 본인은 물론이고,
3 남자도 정말 그녀를 알긴 아는걸까?
홍상수 감독의 재미는 '변주'에서 오는데, <선희>역시 그렇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대사, 말투 등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다른 상황에서 '똑같이 나올때'의 그 웃음,
그리고 그 묘함.
'어, 그들이 정말 선희를 제대로 아는건가?'
'아니면, 남이 한 말을 자기도 모르게 그냥 내뱉는거?'
'그들은 정말 선희를 알고 하는 말들인가?' 등의 생각이
'이 변주 안에서' 이뤄진다.
3 남자가 서로 '자신만의 선희'를 외치고 그녀에 대한 평가적인 말도 하지만,
'정작 그들은 선희를 잘 알고있진 못하는듯'하다.
뭐, 그건 '선희 자신도 어느정도 마찬가지'인듯하고.
그래서..."깊게 파고 가고~파고 가고~가다보면 진짜 나를 알수있어!"를
극중 말마따나 하는것 같은데, 인생도 그런것 같다.
나도 알지못하고, 그대도 알지못하는 '진짜 나',
그래서, '선희'는 더 자신을 알기위해 미국으로 떠난다고 했을지도.
끝까지 창경궁 내에서 '서로 자신만이 진짜 선희를 안다고 생각하며
(하지만, 내색은 또 서로 안하고)'
어기적어기적 어슬렁거리는 3명의 지식인들의 뒷모습이 참 웃기다.
어쩌면, 우리 자신들도 세상을 살며,
이렇게 누군가를 쉽게 정의하고 충고하고,
'누군가의 기억 안에서'는 이렇게 그려지고 있는것 아닐까?
약간 내성적이지만, 안목은 있고, 성실하며,
매력적이라던 그들의 '우리 선희'처럼.
대사와 흘러나오는 풍각쟁이 은진 중 '고향'의 노래는 같지만,
읊어지는 상황과 캐릭터들에 따른
'변주 속에서 그려진 우리 선희'.
쭉 이어온 이런 변주적 설정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처음만큼의 신선함과 재미보다는, 다소 '반복'의 감에 조금 루즈해지긴했지만,
그 안에서의 메시지와 느낌은 여전히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