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부동산에 돈을 묻어두는 이유(Feat. 갭투자)
부동산 투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부동산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조사해 보면 이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세상의 모든 경제는 수요와 공급을 기본으로 하는데, 인구는 수요의 한 요소일 뿐이다. 수요가 되는 인구가 감소한다 해도 공급이 되는 아파트가 더 감소하면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을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주택의 과잉 공급과 버블로 부동산 장기 불황이 나타나고 있지만, 똑같이 노령화와 인구감소를 경험한 유럽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 유럽 선진국의 경우 주택이 남아돌자 더 이상 짓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 일본의 경기 불황이 시작되었다. 당시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돈이 돌지 않았다. 그때 일본 정부가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케인즈의 방식’이다. 즉, 대공황 시절의 미국처럼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댐을 지었던 반면, 일본은 주택과 도로를 지어서 주택을 과잉 공급했다. 한마디로 주택의 과잉 공급이 일본의 부동산 장기 불황의 주된 원인이 된 셈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과 고령화, 인구감소 등의 현상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장기 불황에 시달릴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동산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은 재테크의 좋은 수단이다.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무시했다가는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부동산 투자법을 책으로 보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흥미롭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 다소 충격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바로 전국의 연도별 평균 ‘갭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갭투자는 부동산을 사서 전세를 놓고 2년 혹은 4년 뒤 계약 만기가 되었을 때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그 갭만큼 투자를 한다고 해서 갭투자라고 칭한다, 갭투자의 수익률은 그렇게 갭투자를 했을 때 남은 돈을 말하며, 공식적으로는 ‘(매도가-매입가) / (매입가-전세가)*100’이 된다. '매입가-전세가‘가 투자금이 되며, ’매도가-매입가‘가 양도차익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연도·분기별 수익률을 구한 것이 전국 연도별 평균 갭투자수익률이다.
2005년 9월부터 KB 과거 시세 데이터를 이용해 ‘전국 연도별 평균 갭투자수익률’표를 만들어보았다.(이 표는 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갭투자의 전국 평균수익률은 적게는 10%, 많게는 54%까지 보이고 있다. 사실 이 수치만 봐도 왜 부동산 투자가 주식 등의 다른 투자에 비해 유리한지 알 수 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의 평균 수익률은 22%다. 물론 전세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별한 제도이긴 하지만, 평균수익률이 이 정도라니 정말 놀랄 일이다.
전세가율의 흐름도 재미있는 요소다. 전세가율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2014년 말 이후 평균 70%가 넘고 있다. 통계치에서 전국의 평균 전세가율이 70% 이상 되는 경우는 처음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전세가율은 60% 정도의 자가 주택 거주자를 제외한 40% 정도의 임대수요자와 투자자에 의해 변화되는 수치다. 전세는 향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을지언정 실제 거주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므로 ‘실수요’라고 하고, 매매는 실제 거주와 상관없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을 때에도 거래하여 ‘가수요’라고 칭한다.
전세가율이 70%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것은 부동산 시장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임대 수요자에 의해 전세가율이 점점 높아진 결과다. 이들에 의해 전세가가 올라가면 실수요 시장의 매매가도 같이 올라간다. 매매 가격이 전세 가격보다 낮을 수는 없다. 전세 가격이 안 오르려는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가수요 시장이 형성되면 향후 부동산 시장을 매우 좋게 보고 일반인들까지 투자에 동참하면서 매매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더 나아가 거품까지 형성되어 다시 하락 혹은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허락했던 2011년이 바로 그런 시기였다.
이렇듯 부동산 시장에는 시기별, 지역별로 추세라는 것이 존재한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이 시기와 지역을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예측할 것인지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부동산 투자 예측 프로그램’이 이러한 답을 찾아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살펴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