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칼럼(대중문화) - 여성포털이지데이

1년에 최소 1편 이상의 영화를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하정우. 현재 한국에서 영화와 관련되어 대박 흥행배우라고 하면 송강호와 하정우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하정우가 좀 더 젊은 편이라 훨씬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거기에 하정우가 출연한 작품이 훨씬 흥행면에서도 앞서가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하정우는 액션이 좀 된다. 몸을 쓰는 액션을 딱히 선 보인 적은 없어도 액션이 된다는 느낌 정도는 항상 주고 있다.

이 영화는 우연히 예고를 본 후에 흥미가 아주 동했다. 특이한 소재라는 것도 그렇고 하정우가 나온다는 점과 살짝 갑툭튀처럼 이선균이 포함되었다. 최근 몇 년동안 하정우가 나온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은 없으니 이번에도 믿고 보는 하정우라는 심정으로 봤다. 영화를 보다 확신이 들었다. 이 영화 <PMC:더벙커>는 분명히 <더 테러 라이브>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고 말이다. 영화가 전개되는 형식이 완전히 똑같았기에 너무 당연했다.

실제로 그 감독이 맞았다. 전작에서도 지하구나 할 때 지하도 1층에서 시작한다는 걸 몸소 보여준 영화였다. 완전히 극단으로 치닫고 더이상 극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미션을 관객에게 선사하던 패턴이 이번에도 동일하다. 전작의 성공 덕분인지 이번 작품의 스케일은 훨씬 더 커졌다. 영화를 보면 자막을 계속 봐야 한다. 분명히 한국 영화인데 자막이 없으면 영화 감상을 할 수 없다. 그만큼 출연하는 배우도 하정우와 김선균을 제외하면 다 외국배우다.

확실히 대단한 것이 찾아보니 출연한 주요 배역의 외국 배우가 전부 헐리우드에서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였다. 그것도 꽤 비중있는 역할을 했던 배우를 섭외했다. 어쩐지 영화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연기를 다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시종일관 쉬지 않고 몰아부친다. 관객으로 하여금 그다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좀 중간 이후부터는 너무 몰아부치니 좀 버겁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약 조절을 좀 해줘야 하는데 말이다.

원래 쉬웠다가 다시 몰아쳐야 더 긴장이 극대화 되는데 계속 이어가니 관람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지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영화 자체가 게임을 보는 느낌이 강했다. 게임을 할 때 각 미션마다 클리어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그 다음 미션이 거의 곧장 이어진다. 다만 게임은 그 다음 미션을 진행하기에 앞서 내가 그 시작을 결정할 수 있다. 마음 준비할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영화는 그럴 틈을 관객에게 주지 않는다. 더 강력한 자극을 선사할 뿐이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에이햅(하정우)가 이끄는 팀은 작전을 수행하기 직전이다.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그가 이끄는 팀이 투입여부를 조절중이다. 에이햅의 팀은 전부 미국에 이민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언제든지 그들을 버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곳에서 북한 장군의 망명을 돕는 역할로 갔지만 그곳에서는 북한 킹이 있었다. 현재 북한과 미국은 전쟁 직전의 상황이다. 아마도 영화는 이전에 기획되고 제작되었기에 최근 분위기가 반영되지는 못한 듯하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단순히 외국 어딘가에서 활동하는 테러 팀으로 알았다. 이들은 전부 용병으로 돈이 되는 곳에 가서 활약하는 비밀 조직이다. 여기서 뜻밖에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킹을 발견하고 그를 생포해 미국으로 송환하는 임무로 변경된다. 하지만 이 작전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팀 내에서도 서로 반목이 있다. 서로 의심하는 상황도 생긴다. 여기에 킹을 지키기 위해 의사 윤지의(이선균)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되어 함께 협력을 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는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전진 또 전진한다. 전진은 맞는데 아주 최악의 상황이 이어진다. 여기가 바닥이라고 생각할 때 더 커다란 바닥이 나온다. 벙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것이 전부 이뤄진다. 숨을 곳도 없고 움직일 공간도 거의 없다. 거기에 외부 적이 둘러싸고 있으니 도망갈 곳도 없다. 어딘지 하정우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소재인 듯도 했다. 이를 위해 하정우에게 남은 도구마저 영화에서는 삭제해 버린다.

정말로 좁은 공간에서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게 상황을 만들어버린다. 이 후에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지시하며 전략까지 짜야 하는 인물이 된다. 거기에 윤지의도 북조선 사람이지만 킹과는 다른 공간에 현재 있기에 그가 다시 킹이 있는 곳으로 합류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미션이다. 재미있게도 실질적인 미션과 액션은 전부 이선균이 맞고 있다. 상당히 오래도록 영화 제작에 공들였다는 느낌이 많이 났다. 시나리오도 오래도록 다듬고 다듬은 것이 아닐까도 했다.

무엇보다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실망이 없다. 대부분 블럭버스터로 만들어지고 흥행 면에서도 성공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하정우라면 믿고 투자하며 영화 제작비가 좀 더 커지며 감독의 상상을 최대한 만족시켜 주는 듯하다. 뒤에 가서 살짝 허무하게 끝나기는 하다. 전작이 그래도 엔딩을 가며 '그렇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 작품은 너무 스케일이 거대해서 수습을 하기에는 좀 무리였던 듯하다. 영화가 워낙 몰아부쳐 다시 이야기하자면 거의 끝 무렵에는 보는 내가 좀 지쳤다. 이번 겨울 극장에서 승자가 될 듯하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벙커에 폭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