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멀어져만 갈까?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남자와 여자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서로 다르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남자는 자기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남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한곳에만 주의를 집중하며 내면으로 움츠러드는 반면, 스트레스를 받은 여자는 점점 더 감정적으로 변해 그 스트레스에 압도되고 휩쓸리게 된다.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호르몬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으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강렬하게 끌어당겼던 매력이 사라진 것을 느낀다. 호르몬 수치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서로를 보아도 흥분이 되지 않는 것이다. 서로를 보아도 설레지 않고 함께 있어도 행복하지도, 기쁘지도 않다. 왠지 타인처럼 멀게 느껴져서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정말 저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 앞에서 남자와 여자는 극명히 다른 반응을 보인다.
남자는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골똘히 생각한다. 하지만 끝내 자신은 할 만큼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쉽게 포기하고 만다. 남자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경우, 그 문제를 잊기 위해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어울려서 술을 먹고 집에 늦게 들어오거나, 집에 들어와서도 혼자 침묵을 지키고 TV나 게임에 열중한다. 아니면 등산을 하거나 조기 축구회에 나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기도 한다.
여자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남자처럼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남편에게 “나를 사랑해 달라. 나는 지금 외롭다”는 표현을 끊임없이 한다. 사랑의 확신이 흔들리기 때문에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질문의 답이 하나씩 틀릴 때마다 여자는 기분이 상하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여자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자와 싸움을 해서라도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관심을 요구하지만 그럴수록 남자는 아내와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해져서 결국 밖으로 나돌게 된다. 앞서 소개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존 그레이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한다. 남자는 할 말이 없어도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여자는 남자에게 자기만의 동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주면 해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두 사람이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두 사람의 관계는 좋아지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가 멀어지는 이유는 육체적인 친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체적인 친밀감을 만들 줄 모르면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들어 주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해도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육체를 흥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함께 실천하면 아주 쉽게 사랑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러면 남자도 동굴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두 사람의 관계도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다.
부부간에 섹스 횟수가 늘면 육체적인 친밀감도 높아진다. 육체적인 친밀감이 높아지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져서 감정적인 유대감도 깊어진다. 부부가 함께 섹스를 즐겨서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분비되면, 자연스럽게 친밀감 호르몬인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과 같은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관계에서 서로에게 사랑의 확신을 주는 행복한 섹스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진짜 사랑은 정신에 의존해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육체를 어루만져서 최고의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절정경험’을 통해 세상이 달라 보이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여서 삶 하나하나가 신비하게 느껴진다. 결국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 생기고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 이것이 진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다음 편에서는 섹스로 표현되는 ‘진짜 사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