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재심>(영제: New Trial)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을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한순간에 살인자가 된 현우(강하늘)를 변호하는 단 한 명, 준영(정우)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사실 준영도 현우를 원해서 변호한 것이 아닌, 자신의 미래를 위해 변호를 한 것입니다. 즉,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존재가 현우라는 것이죠. 이런 현우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 때문에 변호를 하게 된 준영마저 반길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억울한 누명은 약자에게만 생기게 됩니다. <재심>역시 약자인 현우가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누명을 쓰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힘없는 사람은 고통을 받고 있고, 힘 있는 사람은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 기본적인 분노와 안타까움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단지 현우가 약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제한된다는 것이 상당히 섭섭하고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이 부분부터 대한민국의 문제를 이미 이야기를 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분노와 반감을 깔고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재심>은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 시킬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다시 검토하는 것까지 진행합니다. 그 사건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올바른 길로 인고를 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길이 올바른 길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새로운 길이기 때문에 그 길로 가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하는 것이기에 그 사건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영화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저 없이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잘못되고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 일을 약자의 편에 서서 가장 올바르게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정의'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물론, 그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변호하는 것, 그 누군가가 약자일 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안타까움과 슬픔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썼기 때문에 더욱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전달이 잘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고, 약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풀어가기 때문에 영화는 강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약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고, 그것을 해소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것을 비록 자신을 위해 변호를 하는 준영일지라도 약자인 현우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존재로 작용이 됩니다. 현우의 어머니인 순임에게도, 현우에게도 중요한 존재인 준영은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서서히 마음을 열고 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현우에게 다가가고 도움을 더 주려고 합니다. 이렇게 진심 대 진심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보다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면이 있습니다. 재판 장면이 강하지 않아도, 억지 감동이 없어도 충분히 감동이 전달되는 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