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만 되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는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 불면증으로 잠 못 드는 이 시간이면 그는 늘 책 한 권을 들고 카페로 향한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는 아내가 남기고 간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권’을 모두 읽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어린 콜걸 테리(클로이 모레츠)가 말을 건넨다.

무료하게 전화를 기다리다 벨이 울리면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에 오르는 테리와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던 로버트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테리가 포주인 러시아 마피아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한 채로 발견되자 세상을 향한 분노가 폭발하고만 로버트는 마침내,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한 이 세상을 향해 스스로 심판자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6670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416

참고 :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156722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하루는 네가 태어난 날과 네가 태어난 그 이유를 찾은 날이다

- 마크 트웨인 -

도와 달라고 부탁했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

변하는 모습 말이야 완벽한 것이 아니라

이런 영화도 있었나? 하는 기분으로 보게 된 ‘더 이퀄라이저’ 는 아주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최근 유행하는 액션 영화에 관심이 많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영화인 것 같다.

비슷한 유형의 영화들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뭔가 남다른 재미와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 칭찬할 수 있는 점이었다.

원작은 꽤 알려진 TV 시리즈라고는 들었는데, 딱히 원작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거나 크게 의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감독은 ‘트레이닝 데이’로 알려진 안톤 후쿠아이고, 주연 배우는 액션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최근에는 액션 영화를 통해서(도) 중후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다지 늙는다는 기분이 잘 들지 않는) 덴젤 워싱턴인데, ‘트레이닝...’을 통해서 좋은 기억이 있는 둘이 함께한 영화인지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진행과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어쩐지 덴젤 워싱턴이 안톤 후쿠아 감독과 이 영화를 함께하기 이전에 액션 영화들을 통해서 자주 함께했던 토니 스콧 감독과 이 영화를 함께했다면 어떤 결과물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감각적인 부분들 보다는 좀 더 둔탁하고 묵직한 분위기와 액션들을 보여줬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만 이런 날렵함과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결과물 또한 만족스러워 그런 비교는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안톤 후쿠아는 지나치게 자기만족적인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때때로 감각적인 강조점을 만들어내고 있고, 액션에 있어서도 액션(만)으로 가득 채우고 넘치도록 만들기 보다는 감정적인 선을 좀 더 신경 쓰면서 (어떤 식으로든 설득력을 만들려고 하면서) 긴장의 형성과 긴장의 폭발이라는 전형적인 과정을 매끄럽게 이끌어내고 있는데, (그냥 영화에 불과한 이야기겠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충분한 재미와 호기심 속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극도로 청결함과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흑인(육체)노동자 로버트는 너무 규칙적인 삶이고 청교도 적인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읽기 외에는 무미건조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그의 삶에서는 고독함과 외로움을 엿보게 된다.

잠들지 못하는 새벽 항상 버릇처럼 찾게 되는 동네 커피 가게에서 언제나 마시는 음료를 항상 마시며 새벽을 달래는 로버트에게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런 여러 과정 속에서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던 (살아가려고 했던) 로버트의 여러 가려진 모습들을 알아가게 되고 고백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와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았던 폭력과 피로 가득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더...’를 보게 된다면 당장 테이큰 시리즈, 존 윅 시리즈나 제이슨 본 시리즈 등등이 떠올려지게 되는데, 다행히 ‘더...’는 그런 영화들의 형편없는 수준의 아류작이 아닌 (조금이라도)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액션 영화들의 장점만을 잘 골라냈다는 말을 하고 싶어진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용히 은둔하듯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갑작스러운 사건과 상황에 대한 개입

특별한 계기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보다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말하게 되는 진행과정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정의감(혹은 복수심) 속에서의 적극적인 개입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대충 덮어내지 않으려고 해서 점점 더 확대되는 상황

적당하게 타협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극단적 선택으로 다툼은 전쟁이 되어가는 과정

특별한 능력을 통해서 보여주는 여러 액션들과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들

과격하고 강해보이지만 주인공 앞에서는 잔뜩 풀이 죽게 되는 악당들

항상 이럴 때는 온갖 악질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것 같이 등장하는 러시아 사람들(폭력조직)

돈과 마약 등등으로 이뤄진 범죄조직을 방조하고 묵인해야 할 정도로 부패하게 된 경찰조직

범죄조직과 적극적으로 결탁하고 협조하는 여러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공권력

악화되고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들 그리고 최종적인 해결까지

‘더...’는 무언가 새롭거나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라도 전형적인 내용들을 지루하지 않게 진부하지 않게 다뤄내고 있고 반복하고 있으면서 몇몇 액션들의 경우에는 그다지 큰 규모의 장면도 새롭지도 않지만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일상적인 물건들을 통해서 좀 더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액션을 만들고 있어 괜찮은 액션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도는 아닐지라도 무척 좋은 선택들을 보여주었다. 제이슨 본 시리즈가 점점 놓쳐가던 장점을 ‘더...’는 전혀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오히려 더 고민하고 연구한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때때로 너무 진지한 표정과 모습들이 보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영화의 매력은 바로 그런 점들일지도 몰라서 그냥 저냥 참으면서 보게 되고, 너무 전형적인 장면들을 만들기도 해서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인 것 같고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반길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덴젤 워싱턴이 아니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인상을 만들지는 못했을 것 같다. 배우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그 (배우로서의)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영화에 대한 얘기를 떠나서 한 가지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면 이런 식으로 한 개인이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직접 해결하려고 하고 자신만의 능력(노력)으로 거대한 범죄조직(혹은 조직과 시스템-체계)을 순식간에 무너지게 만든다는(아무런 문제없던 상황이 혼돈으로 가득하게 되는) 영화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일종의 서부극의 재구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일상에서 한 개인들이 사회-조직의 혹은 범죄에 대한 노출에 짓눌려져 있는 위기감을 과장한 상황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일상에서 겪게 되는 여러 정신적인 압박감과 부담 혹은 지나친 자극과 무력감 등 흔히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축적이 되어서 이런 기괴한 분출 혹은 폭발이 일어나게 되거나 완전한 해소-해결에 대한 집착이 이상한 방식으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너무 지쳐버렸거나 혹은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자극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영화가 만들려고 하고 즐기게 해주려고 하는 재미를 떠나서 조금은 다른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건 그렇고... 클로이 모레츠는 그냥 특별출연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어쩐지 나이가 들면서 뭔가 얼굴이나 체형이 많이 변한 것 같은 모습이다.

참고 : 속편을 제작한다는 것 같은데,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