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은 15년 전 무법자들에게 모친이 강간당하고 가족이 살해당하는 와중에 살아남은 인물이다. 명사수로 성장한 빌은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가며 복수를 위해 무법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묘령의 인물 라이언은 한때 무법자들과 한패였으나 배신당하고 교도소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며 출소한 후 역시 복수를 노린다. 서로의 심중을 모르는 이들이 동행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과거의 사건과 연결 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참고 : http://dvd.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803066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5549&cid=43667&categoryId=43667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9572&cid=42617&categoryId=42617

스파게티 웨스턴

마카로니 웨스턴

전통적인 서부영화와는 분명히 다른 모양새를 보여준 수정주의 (라고 이름이 붙여진) 서부영화들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화제성 그리고 재미와 개성을 만든 일련의 작품들에게 사람들은 스파게티-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말했고 유행처럼 비슷한 성향과 이야기 구조 혹은 연출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자성어를 쓰기는 싫지만 우후죽순이라는 말을 꺼내게 된다.

그런 영화들 중에서 걸작으로 분류할 수 있고 불멸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들도 분명 있었지만 그저 유행을 따를 뿐이었던 영화들도 있었다. 

엄청난 것도 있었고

엉망진창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서부영화 중 가장 전복적이고 해체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스파게티-마카로니 웨스턴을 좋아하기도 하고 애정도 있지만 지나친 후한 평가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되는데, 뒤집고 전복한다는 것은 결국 어떤 (완성된) 대상 자체가 이미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이고 그렇다면 결국 전통 서부영화가 없었다면, 그 전형성과 진부함에 반기를 들게 되는 영화-틀이 없었다면 그걸 비판하는 영화들이 과연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두 극단의 영화들 모두 면밀하게 검토하고 비교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파게티-마카로니 웨스턴을 대표하는 배우로는 (당연히)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말해야겠지만 더불어 언급할 수 있는 배우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개성으로 말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 더 강렬하게 기억될 리 반 클리프를 꼭 언급해야 할 것 같다.

(그리 못생겼다고 생각되지 않는) 남성적인 매력과 굵고 날카로운 인상을 보여주는 리 반 클리프의 외모와 영화에서 보여주는 장악력-압도감은 여러 영화들에서 비슷하고 동일한 모습(만)을 보여주어 쉽게 개성-이미지를 잃을 것 같았지만 그렇게 소모되지 않고 항상 긴장감을 만들고 등장하는 장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특별한 배우로 기억되는 것 같다.

굳이 비슷한 배우를 생각하라면 율 브리너가 떠올려진다.

따로 리 반 클리프의 영화들을 찾지 않다가 갑자기 보게 된 ‘석양의 복수 / 데스 라이즈 어 호스’는 리 반 클리프의 매력과 존재감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고 있고 리 반 클리프 또한 자신에게 알맞은 배역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빌

어린 시절 강도떼의 습격

가족의 몰살과 북수를 다짐한 소년 빌

소년의 목숨을 구해준 수수께끼의 남성

어른으로 성장한 빌이 복수의 대상들을 찾아내는 과정

라이언

동료의 배신

15년 동안의 강제노역-감옥생활

배신한 동료 한명씩 찾아가며 복수하는 과정

영화는 빌과 라이언이라는 2명의 남성이 등장하고 있고,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갈등을 혹은 엇갈림을 겪게 되는지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다른 이유지만 같은 대상들에게 복수를 하고 여러 난관과 위기를 경험하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주 특별하거나 대단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게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고 있다.

적당한 총격전과

적당한 갈등

적당한 액션과 

산만하지 않은 이야기 구성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예상대로 이야기는 진행되지만 그게 싫진 않다.

빌과 라이언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복수의 대상을 찾아다니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강도떼와 벌이는 대규모의 액션들은 흔하고 전형적이라는 말만 나오게 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크게 이상하지 않고 나쁘지 않았으며,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게 끝을 맺고 있어서 만족스럽게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리 반 클리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중심에 있으며 그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가 대부분 사라졌을 것 같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슷한 유형의) 다른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에서 크게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 영화의 중심에 있고 영화가 매력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채워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석양의...’는 리 반 클리프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그것 말고는?

존 필립 로우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리 반 클리프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을 더욱 인상 깊게 만들어주는 것 같고, 다른 것을 말해보라면 신분을 속이고 숨긴 다음 정치가로 성공하는 악당이 등장하는 점과 그가 정부의 예산을 훔쳐내려는 계획과 실행의 과정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은 좀 더 다듬어내고 부풀렸다면 무척 색다른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참고 : 영화의 끝자락은 제멋대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가져오는 것 같다. 나쁘진 않았다. 새롭지도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