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역>(영제: Seoul Station, 2016)은 <부산행>(2016)의 과거 이야기입니다. 아니, 과거라기 보다는 번외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2011), <사이비>(2013)의 사회 고발적인 내용보다는 조금 오락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사회고발은 있는데, 그 부분이 아주 미약하게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색이 아주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의 배경이 되는 곳은 바로 서울역입니다. 서울역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은 나무도 쳐다보지 않는 존재로 비춰집니다.(실제로도 그렇지만요.) 그런 노숙자가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걸린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기에 바이러스가 크게 번지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혜선은 집을 나온 존재입니다. 노숙자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무시받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이 시작된 곳이 '서울역'이기에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존재에서 시작된 것은 일종의 '무관심'과 '외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역>에서도 역시 좀비가 등장합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좀비를 표현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공포감이 조성되는 면도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추격장면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좀비와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긴장감 있게 나와야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아주 강하게 나온 것이 아니기에 아쉬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좀비와 인간의 대립입니다. 여기서 대립이라는 것은 직접적인 대치도 있지만, 좀비의 본능과 인간의 내면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비를 피해 도망갈 수 있지만 주위에 인간이 있기에 그 어디도 안전한 곳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전부 착한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좀비보다 더 두려운 존재로 비춰지는 인간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연상호 감독의 특징은 역시 사회 고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비의 등장으로 지역을 통제하고 시민을 억압하기도 하는 모습이 아주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보다는 사회를 우선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무차별적인 억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군인의 등장이 가장 두렵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인의 등장은 마치 군사 독재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상에서도 군인의 등장은 시위 억압을 하기 위해 투입이 된 것이니까요.

 이번 제 20회 부천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에서 보고 왔습니다. 휴가 시기를 맞추어 부천에 하루 들렸었고, 마침 <서울역>이 상영을 하기에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을 재미있게,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번 <서울역>은 두 영화에 비해 너무 순화 되어 나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그것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과거 강하게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던 연상호 감독이 아니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반전을 넣어 다소 영화를 꼬려고 한 것이 하나의 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석규'의 존재가 가장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데, 그가 끊임없이 기웅을 협박하며 혜선을 찾으려고 하는 것부터 혜선과의 관계가 나타날때까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의 존재가 사실 폐허가 되고 불행이 닥친 서울역의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