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선택한 책. 남자를 포기했다는 것은 독신을 선포한 여성들이 모여서 산다는 의미일까?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들었다. 행복한 집이라는 뜻의 '카사 셀레스티나'라는 이름을 가진 빌라엔 총 5명의 '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거주를 하고 있다. 집주인이자 이곳에서 여왕으로 통하는 꼭대기층의 뤼세트, 1층엔 주세피나 볼피노, 2층엔 카를라, 3층엔 시몬 바쟁, 4층엔 로잘리 라봉테. 어느날 자기들만의 규칙과 세상에 살던 그녀들에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게 된다. 바로 줄리엣. 카를라가 평소 염원하던 인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그녀 대신 머물 세입자로 줄리엣이 이곳에 오게된 것이다. 카를라에게 규칙을 듣긴 했지만, 막상 현실로 마주하니 당황스럽기만한 줄리엣. 이곳은 전기수리공도 남자면 안되고, 피자배달부도 남자면 안된다. 무조건 남자는 금지.. 단, 수컷 고양이 장-피에르만 예외로 이곳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줄리엣은 말도 안되는 규칙으로 이사를 오자마자 당황했지만, 이곳이야말로 그녀가 살아야할 곳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마음의 평화를 주는 곳이라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그녀에겐 지금 살 곳이 필요했기 때문에 규칙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여왕의 규칙은 과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사랑이 언제 불쑥 찾아올지 모르는데, 이곳에선 그 기회조차 박탈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지만 여왕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이곳은 피난처이고 자신은 그들을 보호하고 있는 거라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줄리엣은 반항을 시도한다. 자신만의 반쪽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그런 줄리엣의 행동은 빌라 세입자들 사이에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 전과 달리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었고, 그 덕분인지 빌라 내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처음엔 독신주의를 선포한 여성들이 모여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는 곳일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들 각자에겐 '사랑'에 대한 아픔이 있었고, 상처가 있었다. 그녀들에게 남자를 포기했다는 것은 사랑을 포기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완벽한 포기는 아니었다. 결코 남자도 사랑도 포기하지 않은 젊은 줄리엣의 등장은 그녀들의 가슴에 숨어있던 감정을 다시 끄집어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들 모두 마음 한켠엔 여전히 사랑에 대한 열정과 기대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과 각자의 사연, 줄리엣의 반쪽을 찾기 위한 노력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서 금새 읽어나갔다. 다만, 각 캐릭터의 사연이 좀더 자세히 설명이 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가볍게 읽기엔 나쁘지 않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