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업영화 중 좀비 영화는 <부산행>이 처음이라네요. 한국재난 영화 중 최고였어요! \'해운대\', \'연가시\',\' 감기\' 하고는 격이 다른 신재난영화 시작입니다~

시놉- OO바이오 회사로부터 유출된 인수 공통 바이러스로 나라 전체가 긴급재난경보령이 내린 가운데, 정부는 대책이 없고 시민들은 하나둘 좀비가 되어간다. 처음에 폭도들이라고 발표한 매체는 국민을 기만한 정부 발표이다. 엄마를 만나고 싶은 딸과 함께 부산행 KTX를 타고 가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 하나 때문에 기차 안(제한된 공간)에서도 하나둘 좀비가 늘어가는 중, 건강하게 내 가족을 살리려는 사람들과 이들을 숙주로 삼으려는 좀비 떼들의 격돌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또 \'돼지의 왕\',\' 사이비\'로 유명한 안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랍니다.(무슨 신고식을 이렇게 크고 멋지게 하는지~) 칸에서도 \'아가씨\'보다 \'부산행\'이 더 주목을 받았다는데, 보고 나니 이해가 되네요, 정말 멋진 한국형 재난 블럭버스터라는 걸~!!

이미 많은 스포가 sns 통해 퍼졌대요, 저는 결말에 대해 언급 안 하고 싶습니다. 일생에 한 번 뿐인 이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의 기회를, 후기라는 이름으로, 앗아갈 수는 없는 겁니다.


공유의 3얼굴
기차 안에서, 거울의 반사를 통해 공유의 얼굴이 3개로 보이는 신이 있어요, 그는 남편이자(아들이기도) 아빠이자 펀드매니저입니다.
1. 이 영화에서는 펀드매니저로서의 공유가 먼저 보이더군요, OO 바이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가 아마도 공유가 밀어준 펀드 회사인 거 같아요... 아무 죄 없는 거죠. 그는 좝에 성실했을 뿐입니다.
2. 아들로서, 남편으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3.  그동안은 지못미(지켜주지못해미안해) 아버지로서로 살았지만,  재난 상황에서 아빠 역할은 충실하게 해내는 거 같습니다. 영화는 3인칭이지만, 공유와 포커스를 함께할 때가 많아요.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은 가족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욕먹고, 바짝 옆에서 지켜주지 못해 욕먹으며 분골쇄신 가족 위해  부서져 없어지는 걸로 우리 시대 아버지의 위상을 높여주더군요.


연상호 감독의 작품은 부패한 사회상을 비판하는 걸로 유명한가 봅니다. 애니로도 많은 수상 경력이 있어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높다 하네요. <부산행>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도 컨텐츠의 완성도보다 담고 있는 메시지가 강하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펀드의 개미= 대중이 같게 묘사됩니다. 그들은 절박하게 살아야 하는데, 국가는 돌아보지 않고, 권력자들은 자기들 살기 바빠 담합을 하고, 힘겹게 등업하려는 세력마저 못 올라오게 밟아 떨어뜨립니다. \'나는 살고 너는 죽자~!\' 는 식의 이기적인 이데올로기가 위정자들 사이에선 패턴인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 ...  이 영화 한 편에 서럽도록 잘 그려진 것이 소시민으로서 분이 났습니다 ㅠ.ㅠ
썩어빠진 사회상을 건드리기만 해도 흥행 대박을 예고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이것도 소시민의 호주머니 털어가는 상술이라 섭섭하기도 합니다만  <부산행>은 꼭 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영화 메시지, 캐릭터, 구성, 스피드 모두 마음에 듭니다. 지극히 한국적이면서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아낸 점 참 좋았는데요, \'한국형 좀비\'가 그랬습니다 ^^ 
좀비가 본래 서양에서 기독교의 부활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라 하여(죽은 자가 살아나봤자 좀비라나? 미친..) 안 좋아하는데요, 여기서 \'한국형 좀비\'는 뭔가 다릅니다 ㅎ
이 영화에서 전염병의 성격이나 감염경로는 불분명합니다.  대충 봐서 (우리가 좀비 영화를 많이 봐와서 저게 좀비려니~) 환자와의 직접 접촉으로 인한 감염인데, 좀비에 물린 상처의 손상 정도에 따라 바이러스가 빨리 퍼지기도 or 천천히 퍼지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좀비들은 (좀비로) 변해가면서 감동을 줍니다! 그런데, 그게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 또 눈물이 흘러요  ㅠ.ㅠ
<부산행>의 신파를 운운하는 분들도 계신데, 적당한 신파는 눈물샘 자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울 건 울어야죠.

한국형 좀비의 특유의 액션은 \'곡성\'에서 좀비 액션과 황정민의 굿을 안무하셨던 분이래요, 그분이 우리 특유의 모션 잘 만들어내시는 거 같아요 ㅎ

<부산행>에서 아쉬운 점은 여혐!
여성은 모두 민폐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원작에선 공유와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네요, 극적인 효과와 감정의 연장을 위해 시나리오를 많이 수정한 거래요, 결말도 다르다네요. 이 영화에 딸, 임신부, 할머니, 여친 모두 민폐이고, 이에 상대 남성 캐릭터는 모두 구세주라는 점입니다(절대 악역 캐릭터 제외). 여협 방송 모니터였던 저는 약간 서운했다는~

<부산행> 뻔~~한 영화려니 했어요. 여자애 안고 뛰는 걸 보니 또 그런 영화구나~했어요.
그런데, 한국 재난 영화 중 최고였습니다!
듣던 대로 마동석 멋있습니다.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남자!
공유, 딸에게 이기적인 필살기도 가르치면서 최후까지 달리는 남자! 공유의 그림자 신에서 또 울었습니다 ㅠㅠ

이 영화를 제작할 당시는 메르스가 유행했었다고 하네요. 재난 영화를 보면서, 저게 영화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저게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 곰팡이 문제라면? 수인성 질환으로 중세 유럽 패스트처럼 인구의 절반 이상을 데려갈 그럴 강력한 질병이 안 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

배급사 NEW의 파워가 얼마나 좋았는지 개봉 전 유료시사로 스크린 독점에 말도 많았지만, 보고 나서는 밉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제작비 86억 원에 손익분기는 관객 수 330만 명이라는데, 개봉 5일 만에 500만을 훌쩍 넘어버렸죠. 7/29, 690만 넘었네요(영화 진흥위 통계), 1천만 넘는 영화됐으면 좋겠어요.

여름 성수기에 배급사들은 가장 자신 있는 영화를 내놓잖아요,  NEW에서 <부산행>으로 시작했습니다. CJ에서는 <인천상륙작전> , 롯데에서 <덕혜옹주>, 쇼박스는 <터널>입니다.

영화는 개인 취향이라 맘에 안 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관람 추천합니다.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

ps. <부산행> 쿠키가 있답니다. 다음 달에 개봉하는, 이 영화 프리퀄에 해당하는 연감독의 애니 <서울역>인데 스크린X관 에서만 보여준답니다. CGV 일반관, 롯데나 메가박스 모두 없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