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 맥과이어의 신작 영화 <세기의 매치>를 감상했습니다. 이번 <세기의 매치>는, 1972년의 미국/소련 냉전시대의 미국 체스 챔피언 '바비 피셔'의 실화를 다룬 내용입니다. 요즘 참 실화다룬 영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참신한 시나리오의 부재일수도 있고, 현실만큼 더 극적인 시나리오가 없는것도 같고요.

국내제목은 <세기의 매치>이지만,작품은 70년대 미국 체스의 영웅 '바비 피셔'의 삶에 대해 좀 더 깊게 다루고있는데요. 시대가 시대인만큼,당시 <미국과 소련의 대치상황과 연관성>도 함께 그려냅니다. 체스, 몇수앞의 말과 상황을 내다보면서 집중력과 작전으로 승리를 이끌어내는 고도의 두뇌게임이기도 한데,아시아권에는 장기나 바둑이 있다면,서양권에는 체스가 있다고 보면 될듯도 합니다.

주인공 '바비 피셔'는 어릴적부터 이 <체스>에 매달려,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을 가지면서 승승장구를 해왔는데, 역시나 그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습니다. 유년시절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 그의 <정신건강>은 더더욱 무너져가는데요. <체스>라는 게임이 워낙 고도의 두뇌싸움인데다, 몇수의 몇십수까지 앞을 내다보고 그려내는 게임이다보니 머릿속에서의 수많은 반복과 시뮬레이션 상황/연습 등이 동원되고 일반인이라면 쉽게 감당치 못할, 두뇌회전과 집중력이 필요,

<체스 판 위에서 벌어지는 3차 대전'이라고 할만큼

당시 미국 vs 소련의 이미지적인 대결구도가 심했던 시대적 배경.>

영화는 체스경기와 함께, 그런 그의 내면을 그려내는데요.단순한 정신이상자가 아닌, 최고의 자리와 체스의 승리, 거기에, <국가적인 상황까지 얽혀져>본인의 뜻대로 되지않은 현실상황에, 자신이 미쳐돌아가는 그런게 매우 안타깝더군요. 이 시대의 <바비 피셔의 체스>도 소련/미국의 이미지적인 싸움과도 얽혀져 단순히 혼자만의 경기가 아님이 되면서, 많은이들의 집중과 관심은 그를 더 미쳐돌아가게한듯 하더군요.

체스에 관해서는 '천재'이긴 천재였는데, 그의 생애를 보면 체스'를 빼면 그렇게 남는게 없는 것 같아 보이는게 더 안타까웠습니다. 체스가 그의 구원자나 행복을 찾아주는 요소로 보이지도 않았고, 체스를 할때 그렇게 행복해하거나 즐거워해보이지않았던 그의 표정을 봐도 그랬습니다. 체스는 그런 불안했던 환경에서의 유일한 도피처로 보였을 뿐, 그를 행복해하거나 즐겁게한 '정신의 안정처'는 아닌걸로 보였기에, 그의 정신세계는 오히려 체스를 하면서 더더욱 무너져간게 가장 안타깝더군요.

그래서 원제인 <폰 새크리파이스 Pawn Sacrifice>가 좀 더 와닿습니다.

'폰 Pawn'은 체스의 말 중에 가장 졸병격에 해당하는 말이고, '새크리파이스'는 희생,희생물.을 뜻하죠. 결과적으로 원제를 통해, 전 '폰의 희생'이 주인공 <바비 피셔의 희생과 자멸>로 보았습니다.

체스는 체스대로 두었지만 세계 챔피언 타이틀도 있었지만, 그의 삶과 정신세계는 오히려 체스를 할수록 무너져갔고, 결말을 통한 그의 말을 통해 나라에서마저 자신을 <미국의 이미지>로만 이용하고 버렸다.라고 할만큼 당시 '국가싸움'이라는 큰 체스판에서, 조금씩 무너져내려간 한 '폰=개인'.이라고 봐도 되겠더군요. 그는 체스의 천재이긴 했지만, 얻은 것 보다 잃은 게 더 많은 삶이 아니었나싶더군요.

<세기의 매치>는, 주인공 '바비 피셔'의 삶과 당시의 시대상황/ 그리고 그의 정신세계를 엮어 다루면서 다단계적으로 '천재의 비극'에 대해 다룬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한국제목만 보고선 <체스게임의 긴박한 경기적 재미>면을 기대했다면, 다소 드라마적인 부분에 약하게 느껴지실수도.

천재에겐 능력을 주었지만, 비운도 함께 전해주는 사례가 많다보니,역시 평범한듯 일상적인 삶을 행복하게 사는게 가장 좋은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든 영화 <세기의 매치>였습니다.